[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역대 4번째 특급 신인왕 경쟁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4.04.01 08: 59

2014 프로야구 시즌에 특급 신인들이 많아 등장했습니다.
1990년대 양준혁-이종범, 유지현-김재현-서용빈 등이 각축을 벌였던 신인왕 경쟁 시대 못지않게 많은 뛰어난 신인들이 나타난 것입니다. 주인공은 임지섭, 조상우, 강지광, 강한울, 김민수, 윤형배, 문선엽, 송주은 등입니다.
LG의 좌완 투수 임지섭(19)은 지난 3월 30일 두산전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5이닝 1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고졸 신인투수가 프로 첫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승리를 따낸 건 1991년 롯데 김태형, 2002년 KIA 김진우, 2006년 LA 다저스 류현진이 한화시절 세운 이래 4번째 대기록입니다.

이 경기에서 임지섭은 안타 3개, 볼넷 4개, 탈삼진은 2개를 기록하며 두산의 간판타자 김현수와 외국인 거포 호세 칸투에게 안타를 주지 않았습니다.
제주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임지섭은 1m90의 큰 키에서 뿜어져나오는 최고 구속 150km의 강속구가 좋습니다. 아직은 제구력이 미흡해 볼넷이 많으나 전날 개막전에서 팀이 두산에게 패배로 절박한 상황에서 등판해 148km의 강속구를 자신있게 뿌리며 1실점으로 막았습니다.
넥센의 우완 조상우(20)는 3월 29일 SK와의 문학개막전에서 8-3으로 앞서던 9회말 등판해 1이닝을 삼진 3개로 틀어막고 팀 승리를 지켰습니다. 최대구속은 156㎞, 154km가 나왔습니다. 문학구장 전광판에 156km가 찍힌 것은 처음입니다.
대전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초 넥센의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받은 조상우는 지난 시즌 후반 확대 엔트리 때 잠깐 등록, 1군에서 5경기(8이닝 평균자책점 4.50)를 기록했고 올해 시범경기에서 강속구를 과시해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조상우를 불펜으로 기용할 방침입니다. 아직 완급조절 없이 힘으로 던지는 스타일이고, 60구가 넘어서면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경험이 쌓이면 선발이나 마무리 전문으로 키울 예정인데 올해 신인왕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넥센의 강지광(24)은 시범경기에서 깜짝 스타로 등장했습니다.  2009년 투수로 LG에 입단한 강지광은 팔꿈치 수술 후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마쳤고 복귀하면서 타자로 전향했습니다, LG 시절부터 그를 눈여겨본 염경엽 감독은 강지광을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으로 데려왔습니다.
우익수 강지광은 올 시범경기에서 34타수 10안타, 타율(0.294) 5타점 3홈런을 몰아치며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염경엽 감독은 강지광을 ‘제2의 박병호’로 키울 작정인데 일단 지난 달 25일 2군으로 내려보냈습니다.
안산공고-원광대를 졸업한 강한울은 신인 2차 1라운드에 지명, 올해 KIA에 입단해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20타수 7안타(0.350), 2타점의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캠프 MVP로 선정됐습니다.  시범경기 12게임에 출전, 29타수 6안타, 타율 2할7리 3타점 1홈런의 기록했습니다.
 
특히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서 유격수 겸 9번으로 나가 2-0으로 앞선 7회초, 코리 리오단을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쳐냈습니다.
강한울은 3월 30일 삼성과 개막 2차전에서 4회말 1사후 2루수 안치홍이 잇따라 실책을 범해 3-2에서 3-4로 역전을 당하자 대신 2루 수비를 맡아 기막힌 수비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강한울은 김선빈을 제외하면 KIA에 마땅한 유격수가 없어 백업멤버로 게속 출장할 예정입니다.
한화는 3월 30일 롯데와 개막전에서 신인 우완 투수 최영환(22)과 신인 포수 김민수(23)가 프로 데뷔전부터 등장, 눈길을 보았습니다.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6회 2사 후 한화 선발 케일럽 클레이가 내려간 이후 최영환이 마운드에 올라 배터리 김민수와 무실점으로 막아냈습니다.
최영환은 시범경기 7경기에서 홀드 2개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1.17로 활약했습니다, 간결한 투구폼으로 최고 151km 강속구를 뿌리는데 이날 구원등판에서도 최고 149km 직구로 정면승부했습니다. 하지만 최영환은 롯데와 2차전에서 2-0으로 앞선 6회말에 구원등판했다가 강민호에게 동점 투런포, 황재균에게 2루타를 맞고 강판, 혹독한 경험을 맛보았습니다.
상원고-영남대 출신의 포수 김민수는 지난 2000년 해태 김상훈 이후 신인으로는 무려 14년 만에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쓰고 개막전에 나서 공수에서 기대이상으로 활약했습니다.  2회 2사 후 데뷔 첫 타석에서 송승준의 초구 투심을 받아쳐 좌전 안타로 프로 첫 안타를 터트렸습니다. 김민수의 첫 안타는 한화의 선취 2득점 발판이 됐습니다.
그는 5회 피치 아웃으로 2루 도루를 시도한 이승화를 잡아내 이닝을 끝내는 등 경기 내내 안정감있는 포구와 블로킹으로 안방을 지켰습니다. 고정된 포수가 없어 고민이던 한화로서는 대단한 신인을 만난 것입니다.
그리고 주목할만한 신인은 NC 윤형배(20)입니다. 그는 2013 신인드래프트 최대어였습니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직구에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수준급의 변화구도 갖춰 청소년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 역대 5번째로 많은 신인 계약금 6억원에 도장을 찍고 다이노스에 입단했습니다.
그러나 윤형배는 지난 해 어깨 통증으로 재활군에서 시즌을 시작한데다 7월에는 왼손목 골절상을 입었는데 올해는 상당히 좋아져 김경문 감독이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중고신인 타자’들 중에서도 재목들이 많습니다.  마산고 졸업 이후 2010년 신인지명 회의에서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외야수 문선엽(24)은 1군 무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2012년부터 2년간 경찰 야구단에서 군 복무에 임하면서 기량이 급성장했고 스프링캠프에서 넥센전 5타수 4안타 등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상우, 윤형배와 함께 2012 고교야구에서 ‘우완 속구투수 빅3로’ 손꼽힌 롯데의 송주은(20)도 지난 해 부상에서 회복돼 상당히 기대됩니다.
이밖에 주목할만한 신인은 KIA의 사이드암 우완 김지훈(22), SK의 사이드암 박민호(22), KIA의 신인 외야수 박준태(23), 두산의 우완 최병욱(25) 등입니다.
역대 특급 신인들이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벌인 것은 1983년 박종훈(OB 베어스)-장효조(삼성)가 최초입니다.
당시 장효조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으나 투표를 담당한 야구기자들이 삼성구단보다 OB구단을 선호해 아깝게 탈락했습니다.
가장 아깝게 신인왕 타이틀을 놓친 주인공은 KIA의 ‘야구천재’ 이종범입니다. 93년 해태에 입단한 이종범은 탁월한 수비 솜씨와 도루 2위(73개)의 빠른 발과 16홈런 등 공·수·주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쳤지만. ‘괴물타자’ 삼성 양준혁에 눌렸습니다.
양준혁은 신인으로서 타격왕 타이틀(타율 0.341)에 장타율과 출루율 등 공격부문 3관왕을 차지해 이종범을 여유있게 따돌렸습니다. 그러나 이종범은 그 해 해태를 우승으로 이끌며 한국시리즈 MVP에 올라 신인왕에서 밀려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94년에는 LG가 유지현. 서용빈. 김재현 등 3명의 신인왕 후보를 한꺼번에 배출해 경합이 치열했습니다. 결국 도루 2위에 오르며 공격은 물론 안정된 유격수 수비까지 자랑하며 우승에 일등공신이 됐던 유지현이 고졸 신인으로 사상 처음으로 20-20클럽에도 가입한 김재현을 근소하게 따돌리며 신인왕이 됐습니다. 서용빈은 신인으로는 처음으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OSEN 편집위원
LG 투수 임지섭
넥센 투수 조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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