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5경기 2승 3패’ LG, 긴급처방 부위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4.04 07: 47

“일단 첫 5경기를 통해 우리 팀이 어떤지 확인해 보겠다. 잘 되면 변화를 줄 부분이 별로 없을 것이고, 안 되면 여러 가지가 변하지 않을까 싶다.”
LG 김기태 감독은 지난 3월 26일 2014시즌 개막을 3일 남겨 놓고 시즌 첫 5경기가 프롤로그가 될 것이라 밝혔다. LG는 시즌 첫 5경기를 마치면 4월 4일부터 7일까지 4일 동안 팀을 정비할 시간이 있다. 하지만 이후 11번의 3연전을 휴식기 없이 치른다. 즉, 주말 개막 2연전과 주중 홈 개막 3연전에선 장기 레이스에 앞에 두고 몇 가지 실험에 임하기로 했다.
가장 큰 실험은 역시 만 18세의 신인 임지섭이었다. 임지섭은 지난 3월 30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 LG 구단 역사상 최초로 고졸 신인이 개막시리즈 선발투수로 나섰다, 그리고 이날 임지섭은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이 개막 2연전에서 니퍼트·노경은 원투펀치를 낸 반면, LG는 김선우·임지섭 4·5선발투수를 올렸다. 때문에 LG로선 1승 1패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

문제는 주중 홈 개막 3연전이었다. LG는 류제국 우규민 코리 리오단의 상위 선발진을 가동했으나 SK에 1승 2패로 시리즈를 내줬다. 단순히 승패를 떠나 경기 내용 자체가 개막 2연전보다 훨씬 안 좋았다. 수비 실책과 사인 미스로 스윕도 가능했던 시리즈가 루징이 됐다. 지난 5경기를 통해 김기태 감독이 4일 동안 메스를 가할 부위들을 점검해본다.
 
▲ '퀄리티스타트 '0'회' 선발진 단체 부진
지난해 LG의 최대 반전 요소는 선발진이었다. 당시 외국인투수 2명을 제외하곤 10승 투수가 전무했으나 류제국 우규민 신정락이 31승을 합작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1선발 에이스투수 레다메스 리즈는 없지만, 다른 투수들은 건재하기 때문에 2014시즌의 LG 선발진도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선발 로테이션이 이제 막 한 바퀴 돌았을 뿐이다. 게다가 예상치 못한 부상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안요소가 많이 보인다. 무엇보다 큰 물음표는 토종 1선발투수 역할을 해야 할 류제국과 새 외국인투수 코리 리오단이다.
류제국은 지난 1일 SK와 홈 개막전에서 4⅓이닝 동안 사사구를 무려 7개나 범하며 6실점했다. 시범경기서 찾지 못했던 투구 밸런스가 시즌이 시작된 후에도 반복되며 무너지고 말았다. 리오단은 3일 경기서 3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하다가 4회부터 와르르 무너졌다. 포수 조윤준과 호흡이 맞지 않아 고전한 것도 있었지만, 구위 또한 급격히 하락했다.
4·5선발투수로 나선 김선우와 임지섭은 다른 선수로 대체가 가능하다. 실제로 LG는 이르면 다음 주 주말부터 에버렛 티포드를 선발진에 합류시킬 생각이다. 신정락과 신재웅, 그리고 현재 2군에 있는 김광삼까지 하위 선발라인 역할을 해줄 투수는 많다. 하지만 류제국과 리오단이 계속 부진하면 투수진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가뜩이나 확실한 이닝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부진은 불펜진의 과부하로 연결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LG 선발진에 자리했던 투수 중 우규민만 건재함을 과시했다. 우규민은 2일 SK전에서 5⅔이닝 3실점했다. 6회초 스캇의 타구에 종아리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LG의 2014시즌 첫 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을 확률이 높았다.
LG는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롯데 원정 3연전에서 SK 홈 개막 3연전과 똑같이 선발진을 돌릴 계획이다. 류제국과 리오단이 부산에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LG 선발진은 전면 개편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 포수진, 3·4번째 포수로는 역부족
LG 개막 엔트리에서 얕았던 부분은 포수진이었다. 지난해 가장 많은 경기에 선발 출장한 윤요섭과 현재윤이 부상으로 엔트리에 들지 못하면서 3·4번째 포수인 최경철과 조윤준이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지난 1일 경기서 최경철은 경기 도중 무릎 부상을 당했다. 조윤준이 이틀 연속 선발 출장했는데, 3일 포수로서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둘은 도루저지율에서도 각각 2할과 1할6푼7리를 기록 중이며 타석에서도 통합 16타수 2안타, 타율 1할2푼5리로 저조하다.
다행히 윤요섭의 합류 시점이 눈앞으로 다가온 상황. LG 장광호 배터리 코치는 지난 3일 “요섭이가 오늘 넥센과 2군 경기에 출장해 9이닝 전부를 소화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비로 경기가 취소됐고, 요섭이를 토요일(5일) 2군 청백전에서 7이닝 정도 뛰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일요일(6일) 1군 훈련 때 올라온다”고 밝혔다. 왼쪽 엄지손가락 수술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던 현재윤은 5월 복귀 예정이다.
▲ 아직 정립되지 않은 내야진
시범경기서 조금씩 삐걱거렸던 권용관의 수비가 시즌서도 반복됐다. 손주인과 손발이 안 맞아 나온 실책도 보였다. 정성훈의 1루 수비와 벨의 3루 수비는 기대 이상이다. 하지만 벨은 3루 수비 범위가 넓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격수가 좀 더 많은 공간을 커버해주는 게 좋다. 확실히 지난 시즌의 촘촘했던 내야수비는 아니다.
다행히 아직 조커가 남아있다. 지난 4년 동안 주전 유격수를 맡아온 오지환도 있고, 박경수는 5월에 복귀 예정이다. 윤요섭을 비롯해 이들의 복귀는 수비뿐이 아닌 하위타선의 공격력과도 직결된다. LG는 5경기 동안 테이블세터 타율(3할2푼6리)과 클린업트리오 타율(3할9푼1리)에서 리그 1위에 자리하고 있으나, 6번 타자부터 9번 타자까지 하위타선 타율은 1할9푼7리, 8위에 머물고 있다.
그래도 마냥 그림자만 보였던 것은 아니었다. 조쉬 벨의 대폭발(타율 4할5푼 4홈런 8타점 OPS 1.570)로 인해 LG는 팀 홈런 7개로 리그 1위. OPS .873으로 넥센에 이은 2위에 자리했다.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베테랑 4인방도 건재하다. 김기태 감독이 4일 동안 어떻게 기어를 올려서 향후 33경기를 준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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