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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SK 이만수 감독 논란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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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만수(56) 감독의 팀 운영에 대한 논란이 최근 일어났습니다.
이만수 감독은 지난 4월 1일 잠실 LG전에서 팀이 5-0으로 앞서다가 점수를 내주어 팀이 6-5로 쫓긴 6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간판타자 최정(27)에게 번트를 지시했습니다.
최정은 감독의 지시대로 희생번트를 성공시켰지만 이후 루크 스캇이 범타로 물러나며 득점까지 연결되지는 않았습니다.
최고의 타자에게 번트를 지시한 게 올바른 판단이었냐는 논란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6회말 수비 때에는 3-2 풀 카운트 상황에서 포수 조인성(39)을 갑자기 빼고 정상호로 바꿔 보는 이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조인성은 프로 경력 17년차의 베테랑입니다.

이만수 감독은 결국 팀이 13-8로 이겼으나 경기 직후 코칭스태프 회의를 소집해 경기 막판까지 힘든 경기를 펼친 점에 대해 코치들에게 질책을 가했습니다.
올 시즌 최대한 간섭하지 않겠다는 자율 리더십을 공개적으로 밝혔으나 개막 후 3경기 만에 개입을 한 것입니다.

이 감독은 다음날 2일 LG전을 앞두고서 전날 일어난 일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을 했습니다.
최정에게 낸 번트사인에 대해 “최정이 감기 몸살도 걸렸고, 컨디션이 안 좋았다. 뒤에 스캇도 있고 해서 그렇게 했다. 번트가 오히려 최정 본인에게도 부담을 덜 수 있는 선택으로 판단했다. 작년이었다면 맡겼겠지만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만약 못 치게 된다면 부담을 더욱 갖게 될 수 있다. 이에 대해서 본인도 흔쾌히 응해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인성 교체에 대해서는 “(무사 1•3루로 몰려서) 승부처라고 생각했다. 6-6 동점이 되면 90% 지는 경기다. 흐름을 끊기 위해서 한 측면도 있다. 정석대로 하는게 좋지만 때로는 무리수를 던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하고 “좌완 진해수를 투입하면서 포수 정상호를 준비시켰다. 타이밍을 끊어야 할 상황이라 풀 카운트였지만 바꿨다. 1루주자가 도루하게 되면 2루로 던지라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SK는 이후 진해수의 송구 실책으로 6-6 동점을 허용했지만 결국 6회말 무사 2, 3루 위기를 넘긴 뒤 7회 3점, 9회 3점을 뽑으며 13-8로 승리했습니다

최정에게 내린 번트사인은 나름 타당성을 갖습니다.
하지만 최정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해도 최정은 그 전 3월 30일 넥센전에서 4타수 2안타를 때려 타격감은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강타자에게 번트는 타격 리듬이 끊길 수도 있어 되도록이면 번트를 삼가하는 게 좋습니다.

조인성의 교체타이밍 역시 야구 상식에서 벗어났다는 게 대다수 야구인들의 견해입니다.
“이 감독이 조인성의 블로킹 능력을 못마땅하게 생각해서 바꾼 것”이라며 조인성이 실수를 범하자 이 감독이 선수단에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싶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습니다.

그러나 베테랑 조인성의 자존심에 상처를 안겨주었습니다.
이날 SK는 힘든 1승을 거뒀지만 선수단 분위기는 연승 팀 같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양 팀의 잠실경기에서는 양 감독의 결정적인 순간 작전과 선수 기용이 승부를 갈랐습니다.
6회 SK 벤치의 '이유 있는' 고의4구가 결과적으로 패착이 된 반면 LG 벤치의 과감한 대타 기용이 돋보였습니다.          

SK는 6회초 공격을 마친 상황에서 3-1로 앞서 있었습니다. 
선발 윤희상은 1회와 3회 이진영-정성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실점하지 않았습니다. 4회 실점이 나왔으나 2루수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이었습니다.

문제는 6회였습니다. 이병규(#9)와 이병규(#7)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가 됐고 권용관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되자 LG는 손주인 타석에 대타 정의윤이 나서자 SK는 여기서 윤희상-정상호 배터리에 고의4구를 지시했습니다.

LG 정의윤이 강타력 있고 9번타자 조윤준을 잡으면 2사 만루에서 박용택을 상대하는 상황이었으나 강타자 박용택은 이날 5회까지 3타수 무안타였습니다,

하지만 LG 벤치는 조윤준이 아닌 대타 김용의로 맞섰습니다.
대타 김용의는 2타점 좌중간 2루타를 날렸습니다.
LG는 여기서 동점을 만든 뒤 박용택(2타점), 정성훈(1타점), 이병규(9, 1타점)의 적시타로 7-3 역전에 성공, 결국 8-3으로 이기고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습니다.

SK의 고의4구와 LG의 대담한 대타 기용이 나름대로 모두 이유가 있었지만, 두 가지 판단이 승부를 가른 것입니다.

이만수 감독의 지난 1일 판단도 이유가 있는 것이었으나 선수단 통솔력에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다분합니다.
간판타자에게 번트보다는 믿고 강공을 택하는 게 다른 선수들 보기에도 지도자의 일관된 지휘력에 믿음을 줍니다.
베테랑 선수의 자존심을 손상 시키는 교체는 더욱 선수단 분위기를 흐트러지게 만들 수 있는 팀 운영입니다.
눈앞의 한게임을 이기려고 팀 운영 방침을 변경하면 큰 것을 잃을 수 있습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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