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역전쇼…불펜 싸움에 울고 웃는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16 06: 29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타고투저 흐름과 함께 경기 후반부 역전쇼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불펜 싸움에 울고 웃는 시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일 프로야구 4경기 중 3경기가 역전으로 승부가 바뀌었다. 사직에서는 NC가 9회 에릭 테임즈가 롯데 마무리 김성배를 상대로 동점 대타 홈런을 터뜨린 뒤 연장 12회 접전 끝에 5-3으로 이겼다. 잠실에서는 넥센이 연장 11회 승부에서 LG를 3-1로 제압했고, 광주에서는 KIA가 8회 나지완의 동점 투런 홈런에 이어 9회 김선빈의 끝내기 볼넷으로 한화에 5-4 승리를 거뒀다.
올해 프로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타고투저 현상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리그 평균자책점이 4.32에서 4.60으로 올랐으며 리그 평균 타율도 2할6푼8리에서 2할7푼3리로 상승했다. 경기당 평균 득점도 4.7점으로 5.2점 치솟았다. 각 팀마다 수준급 외국인 타자들의 가세로 화끈한 공격 야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격 야구가 성행을 이루며 경기 후반 뒤집히는 승부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불펜의 활약으로 성패가 갈리고 있다. 불펜이 강한 팀들은 경기 후반에도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고, 점수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있다. 반면 불펜이 약한 팀들은 이기고 있어도, 언제 뒤집힐지 몰라 자충수를 두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9승4패로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NC는 상전벽해의 불펜이 버팀목이다. 올해 불펜 평균자책점 3.71로 9개팀 중 1위. 마무리 김진성(1승1패4세이브·1.29) 필두로 원종현(1승·1.93) 손민한(1패2홀드·2.84)이 불펜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선발투수들이 경기당 6.1이닝을 소화,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시즌 초반 마무리 손승락이 흔들린 2위 넥센도 불펜 평균자책점은 4위(4.75)로 평균보다 조금 높지만 한현희(6홀드·0.96) 마정길(2승1홀드·3.38) 조상우(1승3홀드·3.75) 등 필승조들이 안정감있는 피칭으로 승리 방정식을 구축하고 있다.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8승무패로 승기를 잡으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반면 최하위에 처져있는 LG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5.83으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봉중근(1세이브·0.00) 이동현(1홀드·1.17) 이상열(0.00)이 분전하고 있으나 대부분 동점 상황에서 나오는 바람에 세이브·홀드가 적다. 타선 침체와 함께 나머지 불펜 투수들이 흔들리며 7회 이후 동점 승부에서 1승4패1무로 약한 모습이다.
한화도 불펜 때문에 울고 있다. 불펜 평균자책점 5.54로 6위에 그치고 있는 한화는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도 3승3패 5할 승률로 힘겨운 승부를 벌이고 있다. 10패 중 무려 7패가 역전패이며 이 가운데 5패가 6회 이후 뒤집힌 것이다. 송창식(1승1패1세이브1홀드·7.27) 김혁민(1패1세이브2홀드·7.94) 마무리들이 불안한 탓이다.
NC 김경문 감독은 "전체적으로 각 팀들의 타선이 강해졌다. 외국인 타자를 막을 수 있는 투수가 불펜에 있어야 한다. 불펜이 강한 팀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즌 초반 서서히 순위 판도가 그려지고 있는 가운데 김 감독의 예상대로 불펜 싸움에서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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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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