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한국야구 발자국 가져온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4.17 06: 20

야구판 원조 '내조의 여왕들' 이 한 자리에 모이다 
한국야구의 커다란 발자국이 2016년 10월 완공될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KBO(한국야구위원회)와 KBA(대한야구협회)는 지난 3월 4일 부산시 기장군에 자리할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을 발표한 가운데 박물관 자료가 하나씩 모이고 있다.

야구박물관 자료수집위원회 홍순일 위원장은 1954년 제1회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선수와 관련된 자료를 찾아 나섰다. 원로 야구인 대부분이 이미 별세한 상태. 하지만 홍순일 위원장은 16일 수소문 끝에 원로 야구인의 아내들과 만남의 장을 열었고, 소중한 자료들을 받기로 했다.
제1회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 한국팀 에이스이자 광주일고 전신 광주서중을 졸업한 김양중은 경남고 출신 장태영과 더불어 1950년대 아마 무대 최고 투수였다. 김양중은 1958년 10월 21일 서울 동대문 야구장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친선 경기에서 0-1로 뒤진 1회 무사 2,3루서 선발 배용섭을 구원 등판해 9이닝 2실점(7피안타 4탈삼진) 호투한 바 있다.
특히 김양중이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스탠 뮤지얼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일화는 당시 큰 사건이었다. 김양중의 배우자 정시년 씨는 “남편은 세인트루이스 팀의 3번 타자 스탠 뮤지얼과의 승부를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스탠 뮤지얼 또한 남편과의 승부를 기억하고 있더라”며 “58년 첫 맞대결 후 30여년이 지나서 둘은 재회했다. 당시의 사진이 집에 있을 텐데 야구 박물관에 기증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양중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장태영의 아내 강계순 씨 또한 “남편과 김양중 씨가 4회 청룡기에서 맞붙었던 사진이 있을 것이다”며 “당시 둘의 라이벌 의식이 굉장했다. 기본적으로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승부욕이 강한 것도 있었지만, 선수시절은 물론, 감독에 자리했을 때도 ‘질 수 없다’는 진념을 발휘했다. 그 때 적었던 노트도 남아있을 수 있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김양중은 선수 은퇴 후 기업은행, 장태영은 상업은행 감독을 맡으며 둘의 대격돌은 긴 시간 동안 이어졌다.
한편 김양중과 장태영 외에도 허정규 박현식 허호준과 같은 제1회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 한국팀 선수들의 자료가 일부 남아있다고 한다. 홍순일 위원장은 단순히 박물관에 놓을 자료를 수집하는 게 아니라 야구 원로 아내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2001년에 발간한 한국야구인명사전 개정판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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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제1회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허호준 김양중 허정규 박현식 장태영 선수의 아내 신복금 정시년 한계주 최명진 강계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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