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6%’ 진해수, SK 새로운 마당쇠로 진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17 06: 20

2012년의 박희수는 놀라운 행진을 이어갔다. 총 65경기에 나갔고 82이닝을 던졌다. 평균자책점 1.32라는 훌륭한 성적을 기록하며 총 34개의 홀드를 기록했다. 그 바턴을 2014년 진해수가 이어받을 기세다. 적어도 경기 출전 기록만 놓고 보면 그렇다.
지난해 후반기 급성장하며 가능성을 보인 진해수는 올해 SK의 필승조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경기마다 다소 들쭉날쭉한 감은 있지만 이제 진해수를 빼놓고는 SK 불펜을 설명할 수 없다는 점에서 큰 위상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이는 경기 출전수로 설명할 수 있다. 진해수는 올해 벌써 11경기에 나섰다. SK는 16일 현재 14경기를 치렀다. 78.6%의 비율이다.
진해수는 왼손으로 빠른 공을 던진다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는 선수다. 여기에 140㎞에 이르는 빠른 슬라이더를 섞는다. 1이닝 정도는 이 조합으로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제구가 완벽하지는 않은 점은 있지만 진해수가 마운드 위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생각해야 한다. 진해수는 마운드에 올랐을 때 총 10명의 기출루자가 있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짐을 안고 등판한 선수였다. 그 와중에서도 피안타율은 1할8푼8리.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수치다.

그렇다면 진해수는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사실 체력적으로 무리가 있을 법도 하다. 연투도 6번이나 됐던 까닭이다. 그러나 진해수는 많은 등판이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힘든 것은 느끼지 못한다”라고 자신했다. 오히려 “경기에 많이 나가면 좋다”라고 살며시 웃는다. 그간 힘든 세월이 있었던 탓일까. 지금은 경기에 나가는 것 자체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치면 좋겠지만 지금도 행복한 진해수다.
사실 스스로 말하는 컨디션이 100%는 아니다. “실투가 더러 있었는데 잘 막은 경기에서는 운이 좋았다”라고 겸손해하는 진해수다. 하지만 예년과 비하면 확실히 여유가 생겼다. 경험이 쌓이면서 얻은 효과다. 투심패스트볼을 연마하면서 오른쪽 타자를 상대하는 하나의 무기도 갖춰나가고 있다. 여기에 책임감도 강해졌다. 필승조로 계속 뛰면서 팀의 승리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진해수의 눈빛을 더 날카롭게 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6.23으로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승리를 지켜야 할 경기에서는 비교적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진해수다. 3점 이하 리드 상황에서 5타자를 맞이해 안타는 하나를 내줬다. 이는 지난해 같은 상황에서의 피안타율(.308)보다 떨어진 것이다.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좀 더 경기운영의 노하우를 익힌다면 더 좋은 불펜 요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게다가 왼손 타자를 상대로 한 피안타율은 단 1할에 불과하다. 진해수를 요소요소에 쓸 수 있다면 상대 타선의 흐름을 끊어갈 수 있는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진해수의 올 시즌 목표는 최대한 많은 경기에서 팀에 공헌하면서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것이다. “안 좋은 상황에서 경기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힘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하는 진해수가 SK의 새로운 마당쇠가 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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