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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부활투' 윤규진, 한화 불펜 '난세의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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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한화 불펜에 난세의 영웅이 떴다.

한화는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서 8-6으로 승리하며 4연패에서 벗어났다. 15일 KIA전에서 최영환·윤근영·송창식·박정진·김혁민 등 핵심 구원투수들을 총동원하는 바람에 이날 경기에서의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선발 케일럽 클레이가 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3⅔이닝 6실점으로 조기강판돼 자칫 수렁에 빠질 위기였다.

그 순간 한화를 구한 게 바로 우완 강속구 투수 윤규진(30)이었다. 윤규진은 6-6 동점이 된 4회 2사 1루에서 클레이를 구원등판했고,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모두 책임졌다. 5⅓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한화의 승리를 이끌었다. 부활을 알린 깜짝 투구로 존재감을 알렸다.

대전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3년 한화에 입단한 윤규진의 한화 불펜의 필승맨으로 활약했다. 특히 입단 3년차였던 2005년 53경기에서 4승4패5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3.34로 잠재력을 뽐냈다. 2006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한 시즌을 쉬었지만 2008년 42경기 5승2패1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3.76으로 다시 살아났다.

그러나 이후 제구 난조와 군입대로 점점 잊혀져버린 존재가 됐다. 2011년 시즌을 마친 뒤 공익근무요원으로 2년간 군복무한 윤규진은 올해 한화로 복귀했으나 실전 공백기를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개막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 나오는 추격조였다. 제구난과 결정구 부재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추격조로 안정감있는 피칭을 펼치며 조금씩 실전 감각을 찾은 윤규진은 이날 KIA전에서 마침내 한창 좋을 때 모습을 완벽하게 회복했다. 140km대 중후반의 묵직한 직구를 낮은 코스로 꽂아넣으며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뚝 떨어지는 포크볼로 탈삼진 퍼레이드를 펼쳤다. 탈삼진 8개는 개인 최다 기록. 총 투구수는 67개로 스트라이크가 44개였다.

경기 후 윤규진은 "제구에 많은 신경을 썼다. 이닝을 많이 던지기 위해 제구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스스로 팀 내 불펜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기 위해 공격적으로 던졌다. 16타자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만 13번이나 잡았다. 거침없이 스트라이크를 잡는 윤규진의 적극적인 투구 템포에 KIA 타자들이 말려든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한화 김응룡 감독도 "윤규진이 올해 가장 좋은 피칭을 했다"며 "이렇게 좋은 투수를 왜 패전처리로 썼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만족스러워했다. 윤규진은 지난 2011년 6월17일 대전 두산전 이후로 1034일 만에 복귀 첫 승을 신고했다. 깜짝 부활투를 펼친 윤규진의 등장, 한화 불펜에 난세 영웅이 떴다.

waw@osen.co.kr

<사진> 광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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