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대형 반전 기록 두 가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4.17 07: 08

4년 24억원. KIA가 지난 겨울 외야수 이대형을 FA로 잡았던 금액이다. 이 금액을 놓고 많은 말이 오갔던 게 사실이다. 데뷔 후 13시즌 연속 100안타를 넘긴 박한이(삼성)가 원 소속팀과 두 번째 FA 계약을 하며 받았던 금액이 4년 28억원, 때문에 이대형의 저 사인 액수는 많은 의문부호를 남겼던 것이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몇 년동안 이대형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할 정도로 빠른 발을 가졌지만 타격에는 약점이 있었고, 이는 최근 2년 동안 성적으로 나타났다. 2012년 타율 1할7푼8리, 2013년 타율 2할3푼7리에 그쳤다. 2년 동안 이대형이 기록한 안타는 88개였다. 게다가 이대형은 최고의 무기였던 도루성공률까지 떨어지면서 2년 동안 38도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이대형은 KIA가 왜 자신에게 거액을 투자했는지 입증하고 있다. 이대형은 톱타자로 활약하며 타율 3할3푼3리(66타수 22안타) 9득점 7타점을 올리고 있다. OPS도 .814에 이를 정도. 현재 프로야구는 전체 일정 가운데 9분의 1 정도를 소화했는데, 이대형은 '2014 프로야구' 첫 번째 이닝 가장 뛰어난 톱타자 가운데 한 명이다.

그리고 이대형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기록 2가지를 보여주고 있다. 바로 BB/K, 그리고 도루성공률이다.
많은 야구전문가들이 지적했던 '작년까지' 이대형의 문제점은 바로 선구안이었다. 2003년 프로데뷔 후 단 1년도 삼진보다 볼넷이 많았던 해는 없었다. 가장 좋은 BB/K는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2007년 기록한 0.70이었다. 그 해 이대형은 볼넷 38개를 얻었고 삼진 54개를 당했다. 볼넷이 많아서라기 보다는 삼진을 적게 당해서 그나마 '1'에 가까운 BB/K를 기록한 것.
나쁜 선구안 때문에 이대형의 통산 출루율은 3할2푼3리에 그쳤다. 빠른 발을 갖고 있지만 선구안은 다소 부족했고, 이는 '톱타자' 이대형에게 큰 약점이었다. LG가 이대형을 붙잡지 않은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었다.
올해는 다르다. 시범경기에서도 볼넷을 많이 얻어내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던 이대형은 정규시즌에서도 달라진 눈을 빛내고 있다. 16일 현재 이대형의 볼넷은 8개, 반면 삼진은 단 3개만 당했다. 이대형의 BB/K는 2.67,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1위는 박용택(LG)으로 2.86, 볼넷 20개를 얻어내며 삼진 7개를 당했다.
단순히 볼넷이 많아진 게 아니라 삼진을 3개만 당했다는 게 눈에 띈다. 이대형의 통산 타수대비 삼진은 0.175, 올해는 0.045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초반이라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환골탈태임에는 분명하다. 컨택능력이 좋아지며 예전이었으면 헛스윙을 할 공에 커트를 하면서 삼진이 줄었다.
또 달라진 기록은 도루성공률. 올해 이대형은 도루성공 2개, 도루실패 4개를 기록 중이다. 이대형은 2003년 첫 도루를 기록한 이후 도루실패가 성공보다 많았던 해가 없었다. 작년 13개 성공, 9개 실패가 가장 나빴던 기록이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자제하면서 이대형의 성공률은 낮아지고 있다. 이대형의 영입이 KIA에 진짜 '대박'이 되기 위해서는 첫 번째 반전인 BB/K 상승은 유지되어야 하고, 도루성공률은 다시 한 번 반전이 일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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