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첫공개..드라마틱해진 거미인간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4.18 16: 50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마크 웹 감독)가 2년여만에 보다 업그레이된 스케일과 볼거리 속 과거 봉인이 풀린 스파이더맨을 선보인다. 한 마디로 더욱 드라마틱해진 거미인간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그 베일을 벗었다. 적은 강해지고 늘어났으며, 그 만큼 스파이더맨도 세졌다. 전편이 새롭게 리부트된 스파이더맨의 프롤로그였다면 이번 편은 본격전개에 돌입했다고 할 수 있다.
- 무려 세 명의 '악당 열전'

1편에서 젊고 풋풋하면서도 어딘가 루저같아 귀여웠던 스파이더맨은 여전히 소년티가 많이 난다. 하지만 보다 자신감이 넘치고 여유로와졌다. 능글능글 장난기 넘치면서도 한 순간 촉촉한 눈빛으로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피터 파커와 스파이더맨을 오가는 앤드류 가필드 특유의 여유로운 연기는 '아이언맨' 시리즈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일면 생각나게 하기도 한다.
이번 편에서 이런 스파이더맨을 강하게 단련시키는 악당은 한 명이 아니라 무려 세 명이다.
시리즈 사상 최강의 적으로 일컬어지는 일렉트로는 번쩍이는 비주얼만으로도 시선을 압도하는데, 비뚤어진 애정결핍의 관심병자가 어떻게 위험한 인물이 될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맥스란 사람에서 괴물 일렉트로가 되는 과정은 감정 이입을 이끌며 캐릭터에 대한 연민을 갖게 한다. 스파이더맨의 광팬이었다가 우연히 얻게 될 능력을 통해 그간 쌓였던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게 되는 일렉트로는 외로운 존재와 악당이라는 이중성을 지닌다. 제이미 폭스가 연기했다.
반면 해리 오스본 그린 고블린은 보다 복잡하다. 저주받은 유전자를 타고 난 그 역시 감정이입을 일으키는 인물이기는 하나, 스파이더맨의 친구에서 적으로 변하는 과정 속 비열하고 소름끼치는 면모가 강하다. 못된 걸로만 따지자면 일렉트로보다 훨씬 악의 기운이 넘친다.
하지만 이 역을 맡은 할리우드 꽃미남 스타 데인 드한의 병적인 초췌함과 사연 지닌 깊고 오묘한 눈빛을 거부할 여성 관객은 없어 보인다. 
여기에 더해 코뿔소의 DNA 변형으로 탄생한 라이노(폴 지아마티)까지 등장한다. 악당 열전이라고도 부를 만 하다. 
- 과거 봉인이 풀린다
이번 편 드라마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피터 파커 아버지 리차드 파커 이야기의 봉인이 풀린다는 데 있다. 부모님에게서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트라우마를 지닌 20살의 슈퍼히어로는 과거와 당당히 마주하며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간다.
피터 파커의 아버지는 해리 오스본의 아버지 노만 오스본(크리스 쿠퍼)이 설립한 기업에서 일한 과학자로 일하면서 오스코프사와 갈등을 겪었다. 아버지가 피터를 버리고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공개된다. 하지만 비밀 뿐 아니라 진실에도 대가가 따른다.
가족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의 힘, 혹은 저주. 이런 면에서 피터 파커와 해리 오스본은 닮았다. 부모세대의 갈등이 자식들에게까지 이어진다.
- 스파이더맨 정체성을 만드는 깊어진 멜로
스케일과 볼거리 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이번 편의 다른 큰 축은 피터 파커와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의 멜로 라인이다. 원작 만화에서도 여느 슈퍼 히어로보다도 로맨틱하고 애틋한 스파이더맨과 연인과의 관계가 이번 편에서 잘 드러난다. 
캡틴 스테이시(그웬의 아버지)의 유언 때문에 그웬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피터. 슈퍼히어로의 연인으로 많은 것을 감내해야 하는 그웬. 하지만 이들은 열정을 넘어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로, 이번 편에서는 이런 둘의 달달하면서도 깊어진 멜로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실제 연인인 두 사람 답게 연기는 자연스럽고 사랑스럽다.
뉴욕시는 스파이더맨이 악당과 싸움을 벌이는 배경이지만, 피터와 그웬의 사랑을 위한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도시이기도 하다. 누구나 경험하는 첫사랑의 풋풋함, 그리고 상처. '사랑'은 스파이더맨의 아이덴티티를 보다 확고하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다.
스파이더맨의 활강 액션은 더욱 현란해졌고, 3D 효과 역시 업그레이드 됐다. 다만 '배트맨'처럼 사유하는 슈퍼히어로를 원하는 관객들에겐 너무 장난같을 수도. 23일 국내 개봉.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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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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