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4안타' 문규현 "그 분이 오셨나봐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4.19 08: 04

1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 두산의 경기는 화끈한 화력쇼를 펼친 롯데가 13-7로 승리를 거뒀다. 스포트라이트는 홈런 3개를 합작한 최준석과 히메네스에게 쏠렸다. 홈런 갈증을 풀어 준 거구들의 활약에 김시진 감독도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 롯데는 선발 전원안타와 전원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이날 가장 많은 안타와 득점을 기록한 건 바로 '공포의 8번 타자' 문규현이었다. 문규현은 4타수 4안타 1볼넷 3득점에 2루타 2개로 1타점까지 쓸어담았다. 문규현의 데뷔 후 첫 4안타 경기였다.
현재 문규현의 성적은 타율 2할8푼9리(38타수 11안타) 5타점 1도루. 시즌 초반이지만 롯데가 벌인 14경기에 모두 출전하고 있을 정도로 활약이 좋다. 하위타선에서 깜짝 활약까지 펼치며 롯데 타선에 짜임새를 더해주고 있다.

2011년 125경기에 출전하며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한 문규현은 2년 연속 출전경기수가 줄었다. 2012년에는 105경기, 작년에는 주전 자리를 빼앗기며 79경기에만 나섰다. 원래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는 선수지만 자꾸만 입지가 좁아지면서 실책까지 늘었다.
문규현이 주전 유격수를 꿰찬 건 작은 반전극이나 다름없다. 스프링캠프에서 컨디션이 가장 좋았던 선수는 팀 선배인 박기혁이다. 코칭스태프도 내심 박기혁을 개막전 선발 유격수로 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박기혁은 3월 초 연습경기 도중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고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하지 못했다. 앞으로 1개월은 더 있어야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후반기 주전 유격수였던 신본기의 부진도 길어졌다. 올해 신본기는 10경기에 출전, 9번 타석에 들어섰지만 안타가 없다. 반면 문규현은 시범경기 때부터 좋은 타격 컨디션을 보여주면서 기세를 올렸고, 그 분위기를 정규시즌까지 이어오고 있다.
경기 후 문규현은 어떻게 안타 4개가 나왔냐는 질문에 "박흥식 코치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배트 중심에 맞히려는 타격을 하라고 하셨다. 여기에 노력과 생각을 했고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그리고 첫 타석부터 치고 달리기 작전이 걸렸는데 이게 잘 맞아떨어져 안타로 이어졌고 결국 4안타까지 쳤다"고 설명했다.
데뷔 후 첫 4안타, 문규현은 "이런 날도 있어야죠"라며 활짝 웃었다. "그 분이 오셨나봐요"라며 농담까지 한 문규현은 "사실 오늘 경기는 득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내가 나가면 계속 득점이 나왔다. 팀 승리에 보탬이 돼서 기쁠 뿐"이라고 미소 지었다.
문규현은 올 시즌을 마치고 결혼을 앞두고 있다. 책임감이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일까. 문규현이 만들어가고 있는 작은 반전극에 롯데는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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