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하은, "올해가 탁구 인생의 두 번째 출발점"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4.21 07: 09

"올해가 내 탁구 인생의 두 번째 스타트인 것 같다."
양하은(21, 대한항공)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양하은은 석하정(대한항공)과 서효원, 박영숙(이상 한국마사회), 조하라(삼성생명)과 함께 2014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단체전으로 진행되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양하은을 포함한 여자 탁구 대표팀은 오는 24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서 양하은은 주축 선수로 활약하게 된다. 세계랭킹 21위의 양하은은 대표팀 선수 중 세계랭킹에서 서효원(8위)과 석하정(15위)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특히 같은 조에서 1위를 다툴 싱가포르와 맞대결에서는 양하은이 좋은 활약을 펼쳐줘야 한다. 펑톈웨이(7위)에 이어 싱가포르의 2인자 역할을 맡은 위멍위(18위)와 상대 전적에서 4승 2패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양하은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기술적인 훈련과 더불어 상대 선수에 대한 분석을 철저하게 하며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부족한 것이 있다. 바로 자신감. 아직 양하은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 지난 15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양하은은 "나에 대한 자신감이 별로 없다. 강문수 총감독님께서 자신감을 가지라고 특히 말을 많이 해주신다. 그렇지만 나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든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걱정될 수준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했다. 양하은은 불과 21세다. 이제 21세 이하 무대를 벗어나 본격적인 시니어 무대에 접어든 상황이다. 자신보다 노련미와 경험이 풍부한 성인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힘들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양하은도 이 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그녀는 "아직 시니어 무대에서 잘하기는 어렵다. 노력미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 실력이 부족한 것이다. 나도 나이가 들다 보면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해결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양하은은 정신적인 면에서의 보완을 원했다. 승패로 인해 기분이 들쑥날쑥하면서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의 롤모델은 바로 옆에 있다. 바로 대표팀의 코치이자 어머니인 김인순 코치다. 양하은은 "내가 지고 나서 우울해 하면 어머니는 오히려 덤덤하다"면서 "내가 좌절하거나 그런 모습이 자주 나오지만 어머니는 덤덤해 하신다. '질 수도 있지'라는 반응이시다. 내가 어머니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편하게 치면 좀 더 잘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상대에 대한 부담감도 줄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약간은 다르다. 강자에 대한 부담이 아니었다. 양하은은 "펑톈웨이 같은 세계적인 선수를 상대할 땐 부담이 없고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내가 도전하는 입장이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양하은은 18세였던 2011년 당시 세계랭킹 3위였던 펑톈웨이를 물리쳐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됐다. 그러나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낮은 선수를 상대할 땐 큰 부담감을 갖는다. "내가 꼭 이겨야 하는 선수를 상대할 땐 부담감이 크다. 실력이 좋은 선수랑 할 때와 자신감이 다르다. 마음도 편하지 않다"고 밝힌 양하은은 "솔직히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는 것만으로는 잘 안된다"면서 "그러다 보니 꼭 20위 안에 진입하게 되면 다음달에는 빠지는 경향이 있다. 계기가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양하은은 자신의 성장 계기를 2014년에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비롯해 아시안게임 등에서 훈련 파트너가 아닌 주축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할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양하은은 "올해가 내 탁구 인생의 두 번째 스타트인 것 같다. 어렸을 때 언니들을 많이 따라다녔지만, 주축으로 뛰게 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긴장도 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내가 실력을 키워 2016년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고 싶다. 단식 같은 경우에는 내가 출전했으면 하는 마음이 강하다. 일단 올해 10위 안으로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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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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