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노출 없이도 섹시한 불륜 혹은 로맨스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4.04.21 09: 14

노출 없이 대사만으로, 눈빛만으로, 그리고 손짓만으로도 섹시한 불륜(혹은 로맨스) 드라마.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 얘기다.
'밀회'가 김희애와 유아인의 사랑을 스릴 넘치게 전개하는 한편,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사와 눈빛, 그리고 손짓만으로도 아찔하고 설레는 멜로를 그려내고 있다. 노출이 없어 더 섹시하고 숨소리만으로도, 함께 피아노 위를 노니는 손가락만으로도 설렜다.

# 침대 대신 피아노..자극 대신 감성
'밀회'에서 피아노는 침대를 연상시킨다. 극중 이선재(유아인 분)가 오혜원(김희애 분)과의 첫 번째 합동 연주를 마친 후 "절정, 그 자체"라고 말했던 것처럼 피아노 연주는 두 사람의 베드신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때로는 함께 피아노를 치는 혜원과 선재의 모습이(혹은 선재의 단독 연주가) 야릇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라고 하면 자극적인 대사와 장면이 많은 것이 사실. 하지만 '밀회'는 이런 고정관념을 완벽하게 깨버렸다. 시각적인 자극 대신 피아노 연주 등으로 오히려 감성을 먼저 자극했다. 건반 위를 왔다 갔다 하면서 스칠 듯 말듯 마주치는 혜원과 선재의 손가락, 긴장해서 꼿꼿하게 편 허리, 그리고 연주를 마친 후 몰아쉬는 숨이 오히려 더 섹시하게 다가왔다.
# 대사만으로 충분했다..상상력 자극 신개념 베드신
'밀회'에서 혜원과 선재의 합동 연주 다음으로 꼽히는 명장면은 바로 '베드 없는 베드신'. 그 흔한 키스조차 없이 대사만으로도 베드신을 더욱 자극적으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시각이 아닌 청각을 자극해 여느 베드신보다 훨씬 더 강렬한 느낌을 줬다.
지난 8회에서 처음 등장한 혜원과 선재의 베드신은 시청자에게 일종의 뒤통수를 치는 장치였다. 소재가 소재니만큼 두 사람의 베드신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이었지만 노출 한 번, 키스 한 번 없이 이토록 섹시하고 자극적인 베드신이 탄생할 줄은 몰랐다. 오직 은밀한 대화만이 두 사람의 상황을 짐작하게 해줬고, 아름다운 음악이 분위기를 더했다. 담담하게 오가는 대사가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했다는 반응이다.
# 김희애·유아인, 눈빛으로 사랑을 말하다
사랑을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밀애를 즐기는 혜원과 선재, 두 사람이 서로를 주고받는 눈빛만으로도 설렌다. 극 초반 아무것도 모르고 혜원에게 불려와 쉼 없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선재는 순수했다. 하지만 혜원과 처음으로 함께 피아노를 치며 숨소리를 맞출 때는 소년 이선재가 아닌 남자 이선재였다.
혜원에 대한 사랑이 커질수록 선재는 점점 그를 원했고, 눈빛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혜원을 향한 애정과 동경, 열망 등이 눈빛에서 표현됐다. 혜원에게서도 마찬가지. 선재를 담은 혜원의 눈빛은 제자를 바라보는 기특함을 넘어 애틋함, 그리고 설렘과 갈망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때문에 두 사람이 주고받는 눈빛은 더 은밀하고 섹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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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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