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정근우, 세월호 기부 알리기 싫었던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23 06: 46

"좋은 일도 아닌데 …"
온나라를 슬픔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사건. 야구계에서도 실종자 및 유족들을 돕기 위한 기부 릴레이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한화에서는 절친 김태균(32)과 정근우(32)가 나란히 5000만원의 금액을 기부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기부 사실이 알려지기를 원치 않았다. 전국민적인 애도 분위기로 좋은 일도 아닌데 자칫 이미지 메이킹으로 비춰질까 걱정한 것이다.
평소 보이지 않는 선행과 기부를 하고 있는 김태균은 이번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고는 구단에도 알리지 않고, 5000만원을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보통 구단을 통해 기부 사실을 알리는 경우가 많지만, 김태균은 이를 원치 않았다. 결국 보도를 통해 김태균의 5000만원 기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김태균은 "좋은 일도 아닌데 기부를 했다고 해서 나서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하게 사양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우리도 보도를 보고 알았다. 태균이가 알려지기를 원치 않아 했다. 조용하게 넘어 갔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혹여라도 '생색내기'처럼 비쳐질까 사려 깊은 마음이다.  
정근우도 다르지 않았다. 정근우는 당초 지난 19일 대전 LG전에서 1000경기 출장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본인이 고사한 끝에 경기장 내 비공개 장소에서 트로피만 받는 것으로 끝냈다. 그는 KBO에서 받은 상금과 개인 사비를 더해 5000만원의 금액을 세월호 참사사건에 기부하며 선행에 동참했다.
정근우는 "지금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있는데 그런 기록이 뭐가 중요한가"라며 "나도 세 아이를 키우는 가장으로서 정말 마음이 아프다. 나 역시 피해 자였더라면 정말 견디기 어려웠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역시 "이런 일은 안 알리는 게 맞다"며 기부 사실을 함구했으나 언론 보도를 통해서 밝혀지고 말았다.
김태균과 정근우 뿐만 아니라 타구단 여러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기부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단원고가 위치한 안산 출신의 SK 김광현이 1000만원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두산 김현수·김재호도 나란히 1000만원씩을 마음을 담아 보냈다. 프로야구 선수협회에서도 무사생환 기원과 희생자 애도로 5000여만원의 성금을 모금하고 있다.
프로야구 10개팀 코칭스태프에서도 1000만원씩 1억원을 모아 기부를 하기로 결정했다.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는 "김응룡 감독님께서 따로 기부액을 전달하려 했는데 젊은 감독들이 코치들까지 함께 해서 뜻을 모으기로 의견을 같이 했다"며 "금액이 얼마인가를 떠나서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마음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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