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오죽 답답했으면 경기 중 1대1 훈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24 06: 17

'얼마나 답답했으면…'.
지난 23일 대전구장. 두산과 홈경기에 한화 김응룡 감독이 이례적으로 경기 중 1대1 훈련을 치렀다. 포수 김민수를 덕아웃 앞에 불러 블로킹 훈련을 한 것이다. 공수교대 과정에서 김 감독이 직접 포수 장비를 찬 김민수에게 직접 공을 던지며 블로킹 훈련을 시켰다.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한화는 23일 두산전에서 6-9로 패했다. 경기과정을 보면 6회 동점을 주는 장면이 매우 아쉬웠다. 4-3으로 앞선 6회 1사 1·2루에서 민병헌 타석에 투수 윤규진의 공을 신인 포수 김민수가 제대로 받지 못하는 바람에 폭투가 나왔고, 1~2루 주자들이 2~3루로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결국 민병헌의 희생플라이로 4-4 동점을 허용했다.

6회를 마친 뒤 공수교대가 이뤄졌고, 김민수도 덕아웃으로 들어왔다. 그때 김응룡 감독이 김민수를 따로 불렀다. 이어 김 감독은 직접 김민수에게 공을 던지며 블로킹 연습을 시켰다. 김민수는 포수 장비를 찬 그대로 김 감독과 함께 1대1 훈련을 받았다. 경기 중 대단히 이례적으로 직접 1대1 지도를 한 것이다. 김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포수 엄태용, 3루수 김회성에게 1대1 원포인트 레슨을 했지만 정규시즌 경기 중 1대1 훈련은 매우 드문 일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 전 김 감독은 과거 덕아웃에서 있던 일을 이야기했다. 삼성 감독 시절 신인 포수 현재윤에게 원산포격한 기억도 떠올렸다. 김 감독은 "난 폭력은 하지 않았다. 다만 훈련을 했을 뿐"이라며 "요즘은 카메라들이 워낙 잘 잡아서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코치들에게 맡겨야지"라고 이야기했다. 때문에 이날 김 감독의 경기 중 1대1 지도는 더욱 놀라웠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렇게 까지 1대1로 훈련까지 시켰을까.
기록을 보면 김 감독의 답답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가 있다. 한화는 올해 20경기에서 폭투가 무려 20개에 달한다. 경기당 하나 꼴로 폭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화 다음으로 폭투가 많은 팀은 LG인데 11개로 한화보다 9개가 적다. 넥센의 팀 폭투가 3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의 폭투는 대단히 많은 수치다.
폭투는 기본적으로 투수의 제구에서 비롯되는 문제다. 포수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공을 놓치는 것은 패스트볼로 '포일'로 처리된다. 그런데 포수가 잡기 어려운 포일에 가까운 폭투도 많이 나온다. 한화가 대표적인 팀이다. 아직 확실한 주전 포수가 없고, 블로킹부터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크고 작은 문제가 경기 중에도 수차례 나타난다.
올해 개막전 한화 주전 포수는 김민수였다. 김민수 이후 이희근이 잠깐 주전으로 나왔고, 정범모·엄태용이 백업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 하나 확실한 주전으로 튀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선수하나 키우기가 이렇게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경기 중에도 훈련을 시켜야 할 만큼 절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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