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심판 판정에 경기 흐름도 뒤죽박죽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24 09: 15

오락가락하는 판정에 경기 흐름도 뒤죽박죽이다.
지난 23일 대전구장. 3회 좀처럼 보기드문 장면이 나왔다. 다름 아닌 심판의 연속된 판정 번복 때문이었다. 3회 한화 선두타자로 나온 두산 선발 크리스 볼스테드의 3구째 공에 발끝을 맞았다. 이용규는 자연스럽게 1루로 걸어나갔고, 당연히 몸 맞는 볼로 인정되는 듯했다.
그런데 투수 볼스테드가 직접 마운드에서 내려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주심에게 '몸에 맞지 않았다'고 어필했다. 그러자 주심을 맡은 오훈규 심판원이 3루심 문동균 심판원과 이야기를 나눴고, 합의 끝에 '몸에 맞지 않은 것'으로 판정을 번복하며 이용규로 하여금 배트박스에 돌아올 것을 명했다.

이에 이용규가 두 팔을 들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펄쩍 뛰었다. 강석천 1루 베이스코치도 오훈규 주심에게 어필을 했고, 덕아웃에 있던 김응룡 감독도 자리를 박차고 나와 항의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4심이 모두 모였고, 다시 몸에 맞는 볼로 판정을 재번복했다. 플레이 하나에 판정이 두 번씩이나 연속 번복된 것이다.
두산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송일수 감독이 통역을 대동하며 비교적 강한 제스처로 어필했다. 곁에 자리한 송재박 수석코치가 말릴 정도였다. 송 감독은 5분 가까이 항의했지만 2번 연속 판정을 번복한 상황에서 또 다시 뒤엎을 수 없었다. 결국 이용규는 사구로 출루한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보통 심판의 판정은 웬만해서 번복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례적으로 두 번 연속 판정이 번복돼 처음 판정으로 돌아간 건 매우 보기드문 일이다. 양 팀 벤치에서도 번갈아가며 어필을 할 정도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화도, 두산도 모두 쉽게 수긍하기 어려웠다. 그 여파는 선수들에게도 미쳤다.
이용규가 사구로 출루한 뒤 고동진이 3루 베이스 끝을 맞고 좌측 2루타를 터뜨렸는데 이 과정에서 두산 좌익수 김현수가 공을 잡자마자 두 팔을 들고 3루심 문동균 심판원에게 '페어가 아닌 파울'이라고 어필했다. 어떤 판정이 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수가 후속 플레이 대신 심판에게 먼저 항의하는 장면 역시 흔치 않았다.
판정 어필은 기본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그런데 선수들이 인플레이 상황에서 어필부터 먼저 한다는 건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동진의 2루타는 베이스를 정확하게 맞은 '페어'였다. 후속 플레이를 소홀히 하며 2루 베이스까지 내준 김현수의 플레이도 기본을 망각했지만 심판진의 명확하지 못한 판정도 불신과 혼란을 가중했다.
이로 인해 경기 흐름도 뒤죽박죽됐다. 지난 18일 잠실 롯데전에서 기록원과 심판의 동반 실수로 이른바 '백투더 퓨처' 사건의 최대 피해자가 된 볼스테드는 이날도 3회 5분 넘게 경기가 중단돼 투구 흐름이 끊겼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3회에만 2실점하며 흔들렸고 5이닝 4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오락가락 판정에 불신만 쌓이고 경기는 뒤죽박죽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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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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