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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SUN' 이태양, 그가 말하는 3가지 성장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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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한화에 태양이 떴다. 우완 유망주 이태양(24)이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성장했다. 모두가 '한화에 이런 투수가 있었냐'는 반응이다.

이태양은 올해 6경기에서 승리없이 1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평균자책점은 2.95로 수준급이다. 특히 지난 9일 대전 KIA전 선발로 나와 7⅓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프로 데뷔 후 최고 피칭을 펼쳤다. 140km대 후반의 강속구와 떨어지는 포크볼로 급성장하며 완벽하게 달라진 투수가 됐다.

▲ 2군에서 보낸 3년의 시간
순천 효천고 출신으로 지난 2010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36순위로 한화에 지명받은 이태양은 그러나 2012년까지는 2군에 머물렀다. 2012년 1경기가 1군 등판의 전부. 그는 "2군에서 3년간 열심히 훈련한 것이 조금씩 나타나는 것 같다. 처음 1~2년차에는 2군에서도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투구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따로 훈련한 시간이 많았다. 갓 프로에 왔을 때라 힘이 많이 부족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이른바 육성 선수로 분류돼 실전 경기보다는 러닝부터 투구까지 기본을 잡는데 주력했다. 그는 "나도 처음에는 실망을 했다. 경기에 나가고 싶었는데 기회를 얻기가 힘들었다"며 "하지만 주위에서 '지금 당장은 중요하지 않다. 멀리 내다보고 하루 하루 참고 준비하라'는 말씀을 듣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 노력이 이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2군에서 보낸 3년의 시간이 지금의 이태양을 만든 자양분이 된 것이다.

2군에서 끝없는 노력으로 이태양은 체격이 커졌고, 구속도 빨라졌다. 체중은 88~90kg에서 지금 100kg까지 불었고, 구속은 130km대 중후반에서 140km대 중후반으로 몰라보게 속도가 붙었다. "나 스스로도 던지면서 공에 힘이 붙었다는 게 느껴진다. 체계적인 훈련 덕분에 이제는 힘 쓸 수 있는 몸이 됐다"는 것이 이태양의 말이다.
 
▲ 우상 정민철 코치 있기에
이태양의 우상은 정민철 한화 투수코치다. 어릴 적부터 정 코치의 투구를 보고는 한 눈에 반했다. 2012~2013년에는 정 코치가 1990년대 달았던 등번호 55번을 쓰기도 했다. 윤규진의 군제대와 함께 55번을 선배에게 반납하고 22번으로 새출발하고 있다. 22번도 정 코치가 "이게 괜찮을 것 같다"고 직접 추천한 번호. 이태양도 "코치님의 추천에 바로 오케이했다. 22번이 정말 괜찮다"고 웃어보였다.

이태양은 "한화에 쭉 계신 한용덕·송진우·정민철 투수코치님들이 지금의 나를 잘 만들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특히 현재 1군을 맡고 있는 정민철 코치는 기술적·정신적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태양이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2군으로 떨어졌을 때 정 코치는 "자기 전 10분이라도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했다. 독서광인 정 코치는 제자에게도 책 읽기를 통해 마음의 여유를 얻길 바랐다. 이태양은 "원래 책을 잘 안 읽는데 코치님 말씀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심리적으로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태양의 실력 만큼 멘탈도 준비된 선수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자신만의 야구 일기를 쓰고 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건 아니다. 이렇게 일기를 쓰면 나중에 내게 하나의 재산이 될 것"이라는 게 이태양의 말. 그는 "어릴 때에는 야구하며 부족했던 점 위주로 썼는데 프로에 와서는 훈련 스케쥴과 그날 경기 리뷰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신적으로도 준비가 되어있다.

▲ 할아버지·할머니를 위해
최근 거듭된 호투에도 이태양은 자만을 몰랐다. "이제부터가 진짜 중요하다. 반짝이 아니라 꾸준하게 잘 하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 투수는 던지다 보면 좋을 때가 안 좋을 때가 있다. 선발투수라면 안 좋을 때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지금 모습을 시즌 끝까지 잘 유지해야 한다"는 게 이태양의 다짐이다.

특히 선발투수로서 사명감을 갖고 준비 과정에서부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선발투수는 던지는 당일도 중요하지만 등판을 준비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한 것 같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쉬는 기간 준비를 잘 해야 한다. 준비 시간을 잘 보내는 것도 내게는 과제"라고 했다. 준비와 노력의 힘을 잘 아는 그이기에 더 와닿는다.

이태양이 이처럼 선발로 꼭 자리 잡고 싶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자랐다. 1군에서 선발로 확실하게 자리 잡아 여수에 계신 할아버지·할머니를 야구장에 꼭 초대하고 싶다. 사실 작년에도 한 번 오셨는데 그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할아버지·할머니께 선발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태양'이라는 이름도 할아버지가 지어준 것이다. 확고한 목표와 비전이 있어 이태양의 앞날이 더 기대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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