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이 잘 해줄 것" 이승엽, 대표팀 은퇴 의지 변함없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6.03 06: 03

"이번 뿐만 아니라 이제는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일이 없을 것 같다".
'국민타자' 이승엽(38, 삼성)이 대표팀 은퇴 의사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된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승엽의 대표팀 선수 선발과 관련해 "기술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뽑히면 데려갈 것"이라고 승선 가능성을 열어 놓은 바 있다.

지난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던 이승엽은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던 부분은 정말 감사드린다. 감독님께서 내게 대표팀과 관련해 말씀하실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만약 대표팀 참가 의사를 물어보신다면 '내 능력이 안된다'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엽은 각종 국제 대회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리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앞장섰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등 영광의 순간마다 그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이젠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일이 없을 것 같다". 올 시즌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과시하며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준 이승엽이지만 대표팀 승선에 대해서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승엽은 "예전에도 말했지만 나보다 더 잘 하는 선수들이 많다. 이제 대표팀의 주인공은 20대 선수들이다. 그 선수들이 경기를 풀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 아시안게임은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미필 선수들은 금메달 획득을 위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이승엽은 "정말 절박한 심정의 선수들이 많다. 내가 뛰는 것보다 그들이 뛰는 게 성적 향상을 위해서도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승엽이 바라보는 대표팀의 신(新)해결사는 누구일까. 그는 박병호(넥센)와 최형우(삼성)를 자신의 역할을 대신 할 인물로 꼽았다.
"국내 타자 가운데 박병호와 최형우 만큼 뛰어난 거포가 있을까. 이들 만큼 훌륭한 타자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갈 필요가 없다. 내가 그들보다 잘한다는 보장도 없고 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유일한 장점인데 그걸 믿고 가면 안된다".
이승엽은 박병호의 활약에 대해 엄지를 세웠다. 그는 "박병호는 정말 강하다. 타구의 비거리와 스피드 등 모든 게 완벽하다. 펜스 거리가 짧은 목동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홈런을 많이 생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광판을 직격할 만큼의 파괴력이라면 어느 구장에서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또한 "최형우는 홈런 생산 뿐만 아니라 주자가 없을때 출루할 수 있는 안타를 때릴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 모든 걸 갖췄다. 내실로 따진다면 국내 최고다. 팀 공헌도도 아주 높고 항상 꾸준하다"고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이승엽은 "이번 뿐만 아니라 이제는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리고 "프로야구의 주인공인 후배 선수들이 정말 잘 해줄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이승엽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을 응원할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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