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벨기에]홍명보 감독 품에 안겨 하염없이 우는 손흥민
OSEN 손용호 기자
발행 2014.06.27 07: 05

첫 승 사냥에 실패한 한국이 결국 16강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7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에서 펼쳐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H조 예선 마지막 경기 벨기에전에서 후반 33분 얀 베르통언에게 통한의 실점을 허용해 0-1로 패했다. 1무 2패의 한국은 H조 최하위에 그치며 8년 만에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은 처음으로 김승규와 김신욱이 선발로 투입됐다. 제공권을 장악해 득점을 노리겠다는 홍명보 감독의 계산이었다. 이에 맞선 벨기에는 뱅상 콤파니, 에당 아자르 등 주축전력들을 모두 제외했다. 이미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대신 케빈 미랄라스가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했다.

경기초반 한국은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전반 7분 이청용과 구자철이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파울을 당했지만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김신욱은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한국은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며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마지막 마무리가 세밀하지 못해 결정적 찬스가 나오지 않았다.
벨기에는 전반 24분 메르텐스가 김승규와 1 대 1 상황을 만났지만, 슈팅이 크게 골문을 벗어났다. 한국은 한골과 다름없는 실점기회를 넘겼다. 기성용은 전반 30분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첫 유효슈팅을 날렸다. 이어진 혼전상황에서 구자철의 슈팅이 이어졌지만 골키퍼 쿠르트와의 연속 선방에 막혔다.
전반 34분 홍정호는 미랄레스의 속공을 막는 과정에서 경고를 먹었다. 하지만 실점위기를 미리 차단한 파울이었다. 이어진 37분 벨기에는 프리킥 찬스를 얻었지만 이용의 돌격에 막혔다. 한국의 투혼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호재도 이어졌다. 전반 44분 김신욱의 장딴지를 밟은 스테번 드푸르는 즉각 퇴장을 명령받았다. 전반전을 득점 없이 비긴 한국은 후반전 수적우세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한국은 한국영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김신욱이 따낸 공중볼을 빠르게 침투한 이근호로 해결하겠다는 계산이었다. 두 선수는 울산시절 함께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홍정호는 후반 1분, 공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했다. 다행히 홍정호는 경기를 재개했다. 수적우세를 앞세운 한국은 뎀벨레의 경고를 얻어내며 주도권을 가져갔다.
기성용은 후반 6분 강력한 슈팅으로 후반전 포문을 열었다. 이어진 공격에서 이근호가 결정적 헤딩슛을 노렸지만 펠라이니가 공을 걷어냈다. 후반 9분 코너킥 기회에서 김신욱을 노린 공격도 무위로 끝났다. 한국이 확실하게 주도권을 쥐었다.
한국은 후반 14분 손흥민이 올린 크로스가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왔다. 이어 후반 15분 코너킥에 이은 기성용의 헤딩슛이 터졌지만, 역시 쿠르트와에게 막혔다. 기회는 많았지만 결정적 슈팅은 없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후반 22분 김신욱을 빼고 김보경을 투입해 마지막 반전을 노렸다. 이어 후반 28분 손흥민까지 제외하고 지동원을 넣었다. 공격수는 많았지만 슈팅타이밍이 늦어 결정적 슈팅은 없었다.
좌절된 기회는 위기로 이어졌다. 벨기에는 후반 33분 교체로 들어간 베르통언이 선제골을 넣었다. 한국의 16강 진출이 사실상 좌절되는 득점이었다. 남은 시간 한국은 동점골을 뽑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끝내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한국의 16강 도전은 결국 1무 2패로 허무하게 좌절됐다. 태극전사들은 마지막까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손흥민이 홍명보 감독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고 있다.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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