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괜찮아 사랑이야',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 보면 비극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07.24 07: 15

색달랐다.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2004) '굿바이 솔로'(2006) '그들이 사는 세상'(2008)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 등으로 마니아 층의 지지를 받아온 노희경 작가의 첫 로맨틱 코미디는 역시 독특했다.
SBS 새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가 23일 오후 10시 첫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자신만의 상처를 지닌 인물들이 어떻게 얽히게 되는지 전개됐다.
주인공은 추리소설 작가 장재열(조인성)과 정신과 의사 지해수(공효진). 스타 작가인 장재열은 매사 여유롭고 재치 넘쳐 보였지만 실은 강박이 있었고, 항상 까칠한 지해수는 환자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지닌 인간적인 의사였다.  

두 사람은 TV 토론 프로그램의 패널로 만나 팽팽한 설전을 벌였다. 지해수에게 관심을 보이는 장재열과 달리 지해수는 그의 자신감을 오만함으로 여겼다. 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해수의 조현증 환자가 벌인 차량 탈취 사건에 휘말려, 뜻하지 않게 함께 했다.
1회는 이처럼 복잡다단한 인물들에 대한 소개와 굉장히 빠른 전개로 채워졌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장면들도 여럿 있었다. 초반 등장한 파티 신이나 영화 버금가는 고속도로 추격전 등이 여기에 해당했다. 깔끔하고 정돈된 재열의 공간과 아기자기한 해수의 집 등 공들인 소품과 미술 또한 눈길을 끌었다.
이 모든 것을 단 1회에 담았기에 일부에선 '산만한 전개'라는 지적도 있다. 광고를 연상시키는 연출, 지나치게 도회적으로 묘사되는 인물들에선 어쩐지 거리감이 느껴졌다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겉으론 성공한 유명인사들이 속내는 곯아 있는 '정신병자'라는 점, 또 그들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은 충분히 전달됐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두 남녀가 티격태격 싸우다 사랑을 이뤄가는 로맨틱 코미디의 틀을 갖췄지만, 마냥 가벼운 사랑 타령은 아니다. 삶과 상처와 치유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기에 1회는 각각 인물들이 지닌 비밀과 아픔이 전개될 것을 예고하며 흥미를 자극했다. 멋짐과 사랑스러움을 벗은 조인성과 공효진의 연기 변신 또한 인상적이었다.
또한 '괜찮아 사랑이야'는 다름에 대한 드라마다. 인물들은 저마다 불안장애, 강박증, 투렛 증후군 등 각기 다른 증상들을 안고 있다. 그들은 틀린 것이 아니라 남들과 다를 뿐이다. 그리고 '괜찮아 사랑이야'는 그 자체로 조금 '다른' 로맨틱 코미디다. 이처럼 색다른 시도와 도전이 '로코의 진화'가 될지, 혹은 '노희경 작가의 외도'로 남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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