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황선홍이 라이징 스타 강수일에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7.24 07: 03

"차분하고 냉정해져라."
포항은 지난 23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원정 경기서 졸전을 펼친 끝에 인천과 0-0으로 비겼다.
포항은 이날 무승부로 6경기 연속 무패(4승 2무)를 달리며 승점 34점을 기록, 2위 전북 현대(승점 32)의 추격을 따돌리고 선두를 유지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여러 가지로 원활치 않은 경기였다. 수비는 단단했지만 공격 전개도 미흡했고,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면서 "그라운드 사정, 원톱 부재 등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선이 썩 좋지는 않았다. 올 시즌 들어 가장 안좋은 경기였다"고 혹평했을 정도로 아쉬움이 남는 한 판이었다.
포항의 유이한 소득은 승점 1점과 강수일의 활약이었다. 임대 신화를 쓰고 있는 강수일은 이날 경기 전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았다. 앞서 4경기 연속(3골 2도움, FA컵 1경기 포함)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날 선 감각을 뽐냈기 때문이다. 포항이 아시아 프로팀 최초로 팀 통산 1500호 골이라는 대기록 달성에 단 1골만을 남겨둔 것도 한 몫을 했다.
강수일의 발끝은 예상대로 날카로웠다. 전체적인 팀원들의 부진 속에 유일하게 빛났다. 전반 두 차례 장면이 이를 말해준다. 이렇다 할 공격 장면 하나 만들지 못한 채 인천의 공세를 막아내던 포항은 전반 중반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강수일의 발에서 시작되고 강수일의 발에서 끝났다. 전반 24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기가 막한 스루패스로 찬스를 제공했다. 3분 뒤엔 꽤 먼 거리서 하프발리 슈팅을 때리며 인천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인천의 수문장 권정혁의 선방에 막히긴 했지만 강수일의 물오른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런 떠오르는 스타 강수일에게 레전드 황선홍 포항 감독이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그는 경기 전 "1500호 골의 주인공은 강수일이 가장 유력하다. 기대하고 있다. 컨디션도 좋고 자신감도 올라왔다"고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피가 되고 살이 될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계속 시험을 치르는 중"이라는 황 감독은 "기량도 기량이지만 정신적인 컨트롤이 가능해야 한다. 조금 차분하고 냉정했으면 좋겠다. 흥분하는 경향이 아직 있다"고 조언하며 "더 잘할 수 있다.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 오랫동안 활약했으면 좋겠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황 감독은 한국이 낳은 최고의 공격수다. 기량과 정신력의 조화가 이뤄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공격수는 꾸준해야 한다. 좋은 선수는 기량과 정신력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 강수일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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