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현의 ML통신] SF 팀 린스컴의 생애 첫 세이브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07.24 09: 27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23일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샌프란시스코 우완 투수 팀 린스컴이 연장 14회 9-6으로 끝난 경기에서 세이브를 따냈다.
메이저리그를 아는 분들은 ‘그게 무슨 뉴스?’라고 반문할 수 있다. 당연하다. 비록 린스컴의 세이브가 2007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세이브이고 2010년 맷 가르자(밀워키 브루어스)이후 처음 나온 동일 시즌 ‘노히트노런 + 세이브’기록이라고는 해도 린스컴의 불펜 등장은 여러 사람의 뇌리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2012년 포스트시즌. 정규시즌에서 10승 15패를 기록했던 린스컴은  포스트시즌이 되자 불펜으로 내려갔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4차전에 선발로 등판하기는 했지만 나머지 경기에선 불펜으로 뛰었다. 당시 매디슨 범가너, 맷 케인, 라이언 보겔송의 구위가 더 좋았기 때문이었다. 린스컴은 자신이 선발로 나선 경기에선 패전투수가 됐지만 구원투수로 5경기에 등판, 13이닝을 던지면서 1실점, 평균자책점 0.69의 좋은 구위를 보였다. 삼진 17개를 잡아냈고 구원승을 따내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연고지를 서부로 옮긴 뒤 첫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됐던 2010년 포스트시즌에는 모두 6경기에 등판, 4승 1패를 기록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맞붙은 월드시리즈에서 린스컴은 1차전과 우승을 확정지은 5차전에서 모두 상대 에이스 클리프 리를 이기고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 해는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뒤 정규시즌서 16승 10패를 기록한 뒤 맞은 포스트시즌이었다. 그런데 린스컴이 등판한 포스트시즌 6경기 중에 한 번은 구원 등판이다. 바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마지막 6차전 8회 마운드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가 후안 유리베(현 다저스)의 솔로 홈런으로 3-2로 앞선 8회 등판했다. 비록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은 뒤 연속 안타를 허용, 브라이언 윌슨(현 다저스)에게 마운드를 넘겼지만 린스컴은 이틀 전 5차전의 선발 투수였다.
정규시즌으로 따져도 23일 구원등판이 처음은 아니다. 린스컴은 2008년 4월 3일 LA 다저스와 원정경기 0-0이던 4회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이 경기에서 4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지고 구원승을 따냈다. 하지만 이 때는 일종의 위장선발 같은 것이었다. 당시 악천후 속에서 경기를 열어야 됐기 때문에 브루스 보치 감독은 린스컴 대신 메르킨 발데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당시 다저스는 궈홍치가 선발로 나와 3이닝만 던졌다)
왜 드물지도 않은 린스컴의 23일 구원 등판이 그래도 알아둘 만한 일일까.
샌프란시스코는 필라델피아와 원정 4연전이 시작된 22일 7-4로 승리하기는 했지만 모두 5명의 불펜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투수 라이언 보겔송이 3이닝 만에 4실점(3자책점)한 후 교체됐기 때문이었다. 불펜이 무려 7이닝을 책임 진 끝에 승리한 ‘출혈이 많은’경기였다.
 
23일은 린스컴이 불펜세션을 하는 날이기도 했다. 이미 26일 다저스와 홈경기 선발이 예고돼 있는 상태였고 23일 불펜세션은 당연한 루틴이었다. 하지만 보치 감독과 마크 가드너 투수 코치는 린스컴에게 전날 많은 불펜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랐음을 상기시키면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불펜세션을 하루 미루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린스컴은 이에 동의했고 경기는 연장 14회 샌프란시스코가 4점을 뽑으면서 비로소 우열이 가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는 8명의 투수가 등판한 상황. 더 이상 불펜에 남아 있는 투수가 없었고 ‘만에 하나’를 대비하고 있던 린스컴이 마운드에 올랐다.
린스컴은 이날 21개의 실전 피칭으로 불펜 세션을 대체했다. 그리고 팀의 귀중한 승리를 지켜줬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순위경쟁이 치열한 다저스는 하필 이날 피츠버그와 원정경기에서 선발, 불펜이 모두 무너지며 7-12로 패배, 승차가 한 경기 차로 벌어졌다.
린스컴은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팀과 2년간 3,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 시즌 연봉은 1,700만 달러로 지난 해 2,200만 달러 보다는 적은 연봉이다. 구위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이 정도 계약은 서로에게 큰 불만이 없는 계약이기는 하다.
올 시즌 린스컴은 20경기에 선발 등판해서 9승 6패, 평균자책점 3.65로 7년 연속 두 자리 승수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9승 중에는 6월 26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거둔 노히트노런 승리도 있다).
그리고 팀을 위해 헌신한, 선발 예고된 투수가 팀을 위해 자신의 루틴을 포기한(실전과 불펜세션이 천양지차인 점은 그렇다고 해도 만약 이날 자신이 나오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경기가 끝났다면 린스컴은 선발 등판 하루 전 불펜에서 피칭을 해야 했다) 상징인 세이브 하나를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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