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km 뛴 하석주 심판의 입담, "(최)용수는 걸어다녀"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7.26 07: 08

주심으로 깜짝 변신한 하석주(46)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심판 데뷔전을 먼저 치른 선배답게 후배 최용수(41) FC 서울 감독에게 쓴 소리를 가했다.
팀 K리그와 팀 박지성은 지난 2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이하 올스타전) 경기서 6-6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전반 휘슬은 하석주 주심이 불었다. 40분 내내 유쾌한 판정을 했다. 편파 판정의 진수를 보여줬다. 선수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애꿎은 박지성에게 기어코 옐로 카드를 꺼내는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하석주 심판은 경기 후 심판복을 벗고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돌아왔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그는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심판을 보기 전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 감독으로 경기할 때보다 더 긴장했다. 재밌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심판 옷을 입으니 어려운 게 많았다. 관중들 앞에서 공평하게 판정을 해야 하는데 주심으로 경기를 그르칠까봐 걱정됐다. 그래도 잘 본 거 같다"면서 가쁜 숨을 들이켰다.
하석주 감독은 전반 40분 주심을 본 뒤 후반 들어 최용수 감독과 바통을 터치했다. 하 감독은 "(최)용수는 뛰어다니질 못하고, 거의 걸어다녔다. 난 6km 정도 뛰었는데 용수는 3km 밖에 못 뛴 것 같다"면서 "난 하루에 한 번씩 뛰어서 거뜬했다. 40분이 빨리 지나갔다"면서 심판 데뷔전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반 편파 판정과 박지성에 경고를 준 것에 대한 변도 내놨다. 하 감독은 "내가 레드카드를 싫어해서..."라며 웃었다. 그는 "주머니가 정말 많아서 어디다 뒀는지 몰랐다. 카드를 주려고 하니 선수들이 하나같이 덤볐다. 박지성은 베테랑인데 후배들을 컨트롤 안해 대표로 경고를 줬다. 여러 사람들이 한꺼번에 말을 하니 그 순간 신변의 위협을 느꼈다"면서 "페널티킥을 불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됐다. 심판의 고충이 크다는 걸 알았다. 큰 추억 만들고 간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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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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