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현의 ML 통신]다저스 외야진 교통정리와 복잡한 속내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07.27 09: 00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 “중견수 위치가 좋다. 뛸 공간이 더 넓으니까. 우익수 자리는 좁다.” (푸이그)
“(우익수 자리가) 괜찮다. 플레이 하는 데 문제가 없다.”(켐프)
LA 다저스가 마침내 외야 정리를 끝낸 모양새다. 묘수를 찾았다는 것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다저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서 칼 크로포드(좌익수)-야시엘 푸이그(중견수)-맷 켐프(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앞서 돈 매팅리 감독이 “앞으로 푸이그를 중견수로 기용하는 것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한 뒤 처음으로 선보이는 라인업이었다.

계기는 켐프의 우익수 이동이었다. 매팅리 감독은 7월 22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처음 켐프를 선발 우익수로 내세운 뒤 “켐프가 우익수 위치에 서 있는 것을 편안하게 느끼는 것 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이후 켐프는 우익수로 줄곧 경기에 나섰고 부상으로 결장하던 푸이그가 복귀할 시점이 다가오자 매팅리 감독의 ‘푸이그 중견수’ 발언이 나왔다. 실제로 푸이그는 24일 피츠버그전에 대타로 나섰다가 한 이닝 동안 중견수 수비에 임했다.
선수들이 모두 만족해서 일까. 아니면 매팅리 감독이 걱정했던 ‘경기 중 거의 대부분 통제에서 벗어나 있던’ 푸이그가 중견수에서 큰 실수 없이 경기를 마쳐서 일까 27일 샌프란시스코전 라인업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짜였다. 크로포드-푸이그-켐프의 순서였다.
다저스 외야는 시즌 초부터 매팅리 감독의 숙제였고 모든 트레이드설의 진원지였으며 성적이 부진 할 때 팬들의 화살이 날아가는 과녁이기도 했다.
켐프가 자신을 좌익수로 옮기는 것에 대해 공공연히 불만을 표했고 급기야 올스타브레이크 동안에는 에이전트를 통해 ‘매 경기에 중견수로 나가는 팀에서 뛰고 싶다’는 발언까지 했다. 크로포드는 좌익수 자리에서 움직일 줄 모르는(?) 켐프로 인해 한 때 중견수 수비훈련도 했다.
여기에 넘치는 외야로 인해 꾸준한 출장이 담보되지 않으니 타격도 푸이그를 제외하면 모두 롤러 코스터를 타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어야 했다.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와 원정경기를 통해 다저스 외야는 일단 리셋을 한 모양새가 됐지만 아직도 남은 이야기들이 있다.
켐프가 우익수로 출장을 계속하고 있을 때 이런 분석들이 있었다. ‘켐프를 트레이드 시키기 위한 조치다.’ 올 시즌 중견수로는 예전에 비해 훨씬 떨어지는 수비 능력을 보였지만 좌익수, 우익수에 섰을 때는 투타에서 모두 괜찮은 모습이었던 만큼 트레이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이야기다.
FOX SPORTS의 KEN ROSENTHAL 기자는 켐프가 보스턴 레드삭스의 불펜 투수 중 한 명과 트레이드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 했다. (ESPN의 GORDON EDES 칼럼리스트는 27일 보스턴 레드삭스가 다저스와 좌완 선발 존 레스터의 트레이드를 놓고 이야기 하고 있는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저스는 (물론 구단은 공식 시인한 적은 없지만) 데이비드 프라이스(템파베이 레이스) 혹은 최소한 최근 부진한 댄 해런, 부상 중인 조시 베켓을 대체할 선발 투수를 데려오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불펜 보강도 원한다. 불펜 보강은 네드 콜레티 단장도 시인한 바 있다.
만약 다저스가 트레이드를 해야 한다면 좌완 투수 훌리오 우리아스(17세), 유격수 코리 시거(20), 중견수 족 페더슨(22세) 등 현재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에 있는 최고 유망주 3명 중 일부의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동시에 어떻게든 현재 외야수(켐프, 크로포드, 앙드레 이디어) 중 일부를 트레이드에 포함시켜야 한다. 
과연 새로 짠 외야 진영이 7월 31일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을까. 만약 그대로 간다고 하면 처지가 서러운 선수가 한 명 남게 된다. 앙드레 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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