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매팅리 감독의 SF전 '몰빵'작전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07.27 13: 27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류현진이 마지막 한 점을 찍는 일만 남았다. LA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의 ‘몰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팀의 1~3선발을 몰아넣는 작전이 들어 맞고 있다.
매팅리 감독은 올스타브레이크를 앞두고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발표하면서 댄 해런-잭 그레인키-클레이튼 커쇼-류현진의 순서로 등판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레인키와 커쇼가 올스타전에 참가하는 상황이긴 했어도 휴식일을 고려하면 둘 중 누구를 후반기 첫 경기에 등판시켜도 상관없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은 전반기 막판으로 갈수록 구위가 떨어져 고전한 해런을 후반기 첫 경기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 해런을 로테이션 첫 번째로 하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원정 6연전 후 맞이하는 샌프란시스코와 맞대결에 그레인키부터 류현진까지 차례로 투입할 수 있는 일정이었기 때문이었다.

매팅리 감독의 기대대로 26일 등판한 그레인키는 7이닝 동안 4피안타 볼 넷 1개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아줬다. 탈삼진 10개의 역투였다. 아울러 부상에서 복귀 이날 나란히 선발 출장했던 야시엘 푸이그, 핸리 라미레스가 각각 5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공격에 힘을 줬다.
27일 경기도 마찬가지. 다저스 타선이 4회 2사후 까지 완벽하게 눌리고 있었지만 쫓기는 흐름이 아니었다. 마운드의 커쇼 덕분이었다. 커쇼는 1회 그레고 블랑코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긴 했으나 이후엔 난공불락 커쇼였다. 9회를 마칠 때까지 마이클 모스 만이 안타 하나를 더 때렸을 뿐이다. 9이닝 동안 2피안타 완봉승이었다.
마운드가 버티고 있는 동안 다저스 타자들도 샌프란시스코 선발 라이언 보겔송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4회 선취점을 뽑더니 5,6회 집중력을 보여 3점을 더 추가하면서 승세를 굳혔다. 이날은 후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아드리안 곤살레스가 2루타 2개 등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타선을 이끈 것을 비롯, 투수 커쇼를 제외한 선발 타자 정원이 출루에 성공했다.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시즌 58승 47패를 기록하면서 샌프란시스코에 다시 반게임차 앞서는 선두로 나설 수 있었다.
매팅리 감독이 이렇게 샌프란시스코전에 전력을 투입한 것은 순위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샌프란시스코와 상대전적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올 시즌 3번의 맞대결 시리즈 포함 지난 해부터 5연속 시리즈에서 샌프란시스코에 열세에 놓여 있었다. 이렇게 상대전적에서 밀리면 포스트시즌에서 만나게 돼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실제 올 시즌 다저스가 샌프란시스코와 가진 시리즈서 힘에서 밀리는 듯한 인상을 많이 줬었다. 하지만 열세 시리즈를 우세시리즈로 반전시키면서 순위 싸움을 물론 자신감도 가질 수 있게 됐다.
부수적인 효과도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전부터 본격 가동한 중견수 야시엘 푸이그, 우익수 맷 켐프 외야 조합이 적어도 2연속 경기에서는 큰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았다. 푸이그와 켐프의 타격 역시 활발했다. (또 하나 샌프란시스코와 승차가 벌어질 때 마다 구단 연봉을 고리로 터져 나오는 여러 소리, 트레이드 설 등도 많이 잠잠해지는 효과가 있었다)
이제 류현진이 마지막 점을 찍는 일만 남았다. 하필 선발 등판 하루 전 상대선발 투수가 제이크 피비로 바뀌었지만 류현진이 실제 승부하는 것은 상대 타선이니 큰 변수는 아니다. 과연 류현진이 호투를 펼쳐 다시 한 번 그레인키, 커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12승 투수가 되면서 매팅리 감독의 작전을 100% 성공으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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