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평균 106.9구’에 담긴 두 가지 의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28 06: 35

김광현(26, SK)이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주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내용도 달라졌다. 그 중 주목할 만한 부분은 경기당 투구수다. 김광현이 왜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이 왜 밝은지를 모두 나타내는 지표다.
김광현은 2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몇 차례 위기를 넘긴 끝에 6이닝 1실점으로 잘 막고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10승째다. 김광현은 경기 후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단순히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승리인 듯 했다. 김광현은 “후반기 목표대로 선취점을 내주지 않았고 팀이 이겼다”라고 의의를 두며 밝게 웃었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투구수였다. 김광현은 이날 115개의 공을 던졌다. 6이닝치고는 많은 투구수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김광현은 의식적이었다고 털어놨다. 김광현은 “상대를 피해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안타를 맞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유인구 승부를 했고 투구수가 조금 많아진 것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돌려 말하면 투구수가 불어나는 상황에서도 넥센의 힘 있는 타선을 막아낼 수 있는 힘이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의미가 있는 대목이다.

김광현은 올 시즌 18경기에서 10승6패 평균자책점 3.39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10승9패 평균자책점 4.47)보다 성적이 훨씬 더 좋아졌다. 구위는 물론 내구력도 달라진 부분이 있다. 김광현은 지난해 선발 22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99.2개의 공을 던졌다. 하지만 올해는 평균 6이닝을 소화하며 106.9개의 공을 던지고 있다. 이는 더스틴 니퍼트(두산, 106.3개), 앤디 밴헤켄(넥센, 106개) 등 외국인 선수를 제치는 리그 1위 기록이다.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이다. 김광현은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지면 사실 힘들기는 하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주자를 남긴 상황에서 이닝을 마치고 싶지 않다. 불펜투수들에게 부담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SK는 올 시즌 불펜 상황이 여의치 않다. 그만큼 김광현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에이스의 분전은 팀 내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도 가볍지 않다.
두 번째는 어깨 상태의 호전이다. 김광현은 투구수에 관한 질문에 “어깨 상태가 좋다보니 힘든 상황에서도 110개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있는 것 같다. 그 정도 체력이 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 100개가 넘어서도 내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스스로 어깨 상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올 시즌 뒤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리고 있는 김광현의 상황을 고려해도 적잖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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