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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박시연 “내 실수 만회하는 길은 연기뿐”[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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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서정 기자] 배우 박시연이 지난 1년 6개월의 시간을 덤덤하게 풀어놓았다. 임신한 상태에서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도 그는 차분하게 그간의 일들을 말했다. 솔직히 말하기 불편한 이야기지만 자신의 ‘실수’로 인정하고 이에 대해 ‘사과’하고 ‘만회’하려고 용기 있게 복귀를 선택한 그의 태도가 장하다

박시연이 바닥을 짚고 다시 일어나려고 한다. 그와 똑 닮은 캐릭터를 안고. 오는 9월 TV조선 드라마 ‘최고의 결혼’으로 컴백하는 박시연은 극 중 화려하고 우월한 앵커로 살다가 비혼모의 삶을 선택하면서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살려고 노력하는 여자 차기영 역을 맡았다.

박시연은 차기영이 자신과 닮았다고 했다. 밑바닥까지 추락했다가 올라가려고 애쓰는 점이 말이다. 그래서 박시연은 ‘최고의 결혼’에 출연하기로 했다.

“많은 분이 복귀시기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출연제의를 받았을 때 저도 ‘벌써?’라는 생각을 했어요. 좀만 더 생각해보겠다고 했는데 대본을 읽어보니 차기영이라는 캐릭터가 온 국민이 사랑하는 9시 뉴스 단독앵커였다가 임신을 하고 결혼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하면서 돈과 명예를 잃고 아이를 지키려는 모성과 다시 살려고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여자의 우여곡절을 그린 드라마가 공감됐어요. 그러면서 ‘이게 기회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죠. 사람이 살면서 좋은 기회가 얻는 게 쉽지 않은데 후회하지 않으려고 선택했어요.”

그래서 박시연은 ‘최고의 결혼’ 출연을 결심했고 다시 대중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전에 박시연은 인터뷰를 선택했다. ‘최고의 결혼’이 박시연 단독방송이 아닌 만큼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었기에 어렵지만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이야기를 풀고자 했다. 현명한 판단이었다.

“굳게 마음을 먹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저 혼자 하는 쇼프로면 제가 감당하면 되지만 드라마는 수백 명의 피땀이 들어가는데 혹시라도 저 때문에 삐걱 거릴까 봐 죄송스러워서 제가 먼저 인터뷰를 요청했어요.”



임신한 상태에서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여러 번의 공판을 겪으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던 그를 붙잡아준 건 가족이었다. 특히 배 속의 아기가 박시연을 일으켜 세웠다. 그토록 원했던 아기가 함께했기 때문에 그 오랜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아기가 있어서 버틸 수 있었어요. 아기가 없었으면 피폐하게 살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기가 무슨 죄예요. 제가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시연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대중과 정면으로 부딪치며 위기를 넘으려고 하는 마음과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마음이 공존했다. 그래서 1년 반의 시간을 보내면서 굳이 기사를 찾아서 상처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물론 감당해야 할 것들이었지만 최소화했다.

“힘든 시간을 보낼 때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하고 다 내려놨었어요. 이 기간 안에 꼭 컴백해야지라는 생각도 없었어요. 작품을 못하면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어요. 집착하면 그 생각만 자꾸 하게 되고 그 시간을 후회하고 앞으로의 시간이 중요할 것 같아서 다 내려놨죠. 그리고 제가 감수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겸허한 마음이 컸고 일부러 찾아서 상처받고 싶지 않았어요. 기분이 안 좋으면 아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데 더 할애했어요.”

무엇보다 박시연이 복귀하려고 했던 데는 아무래도 아기가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아직 돌도 안 지난 아이와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돌봐주고 싶은 게 엄마들의 마음이고 박시연 또한 그렇지만 그는 딸을 위해 복귀를 선택했다. 딸에게 부끄러운 엄마가 되지 않기 위해서였다.

“한창 엄마 손이 필요할 때라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딸이 이제 뭔가를 잡고 걷고 ‘엄마, 엄마’라고 부르는데 불현듯 불과 3~4년만 지나면 ‘엄마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엄마가 TV에 나오는 걸 알게 될 때쯤에 엄마가 열심히 살고 있고 대표작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부끄러운 엄마가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요. 그래서 용기를 낸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 한 시간만 봐도 나머지 시간에 열심히 일할 열정이 생기더라고요. 생활에 활력이 되고 있어요.(웃음)”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배우가 아니라 오로지 한 아이의 엄마로 살았던 박시연은 정신없이 살았던지라 자신도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는 줄 몰랐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모든 엄마가 그렇듯 육아는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그러나 막상 촬영현장에 가보니 박시연, 역시 배우였다.

“어려운 결정을 하고 지난 21일 첫 촬영을 했는데 촬영현장에 가니 ‘내가 이렇게 기다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그토록 연기를 목말라하고 있는 줄 몰랐어요. 새삼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걸 느꼈어요. 첫 촬영 전에 잠도 설쳤어요. 숍에 6시까지 가면 되는데 2시부터 일어났죠.(웃음) 숍에 갔다가 촬영장에 갔는데 사람들이 날 불편해할까 봐, 그리고 제가 현장과 오래 떨어져 있었던 시간이 있어서 스스로 어색할까 걱정했는데 어제 촬영한 팀과 오늘 촬영한 것처럼 편했어요. 연기에 몰입할 수 있게 다들 도와주셨어요. 연기하면서 ‘이거였구나’라는 걸 더 느끼게 해줬어요.”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은 죄질에 상관없이 복귀할 때마다 질타를 받는다. 박시연 또한 9월까지, 그리고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그 질타를 피할 수만은 없을 거라 예상된다. 주홍 글씨를 지울 수는 없지만 그가 대중에게 용서를 구하는 길은 오직 ‘연기’ 뿐이다.

“실수로 실망을 드린 점은 너무 죄송하게 생각하고 그걸 만회하는 길은 제가 배우로서 사랑을 받았으니까 배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복귀가 이른 듯하지만 용기를 냈어요. ‘최고의 결혼’은 30~40대 여자들이 수다를 떨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박시연 개인이 아니라 재미있는 드라마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kangsj@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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