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 병역브로커’ 이승엽 후계자는 누구?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07.29 13: 18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38)은 ‘합법적 병역브로커’였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며 많은 미필 선수들을 순식간에 군필 선수로 바꿔줬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이승엽의 후계자는 누가 될까.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KBA)는 28일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명단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 대표팀 명단 중 투수에선 차우찬, 한현희, 유원상, 이재학, 이태양, 홍성무가, 야수에선 김민성, 오재원, 황재균, 김상수, 나성범, 손아섭, 나지완이 미필자로 모두 13명이다.
이제 이들의 목표는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금메달에 병역 면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메달을 따는 데 어떤 선수가 가장 중요한 임무를 해낼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 타자’ 이승엽은 그동안 대표팀 선수로서 천금 같은 활약을 통해 팀 동료들이 군필자가 되는데 큰 기여를 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특히 중요한 순간에 결정타를 날리는 해결사 본능을 과시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승엽의 활약을 등에 업은 대표팀은 4개의 대회에서 모두 목표를 달성했고, 총 34명의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았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역시 ‘포스트 이승엽’의 임무를 해낼 선수가 필요하다. 야수에서 해결사 몫을 해줄 선수로는 박병호가 손꼽힌다. 박병호는 3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거포 본능을 과시하고 있다. 2012, 2013년에는 최다 홈런과 리그 MVP를 거머쥐며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다. 올 시즌도 31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이미 리그에서 ‘포스트 이승엽’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정작 본인은 상무 입단을 통해 병역 문제를 해결했으나, 미필자들을 위해 한 방을 날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강정호와 김현수가 타선에 힘을 불어넣는다. 강정호는 소속팀에서도 박병호와 무시무시한 타선을 형성하고 있다. 올 시즌 3할4푼 28홈런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역시 담장을 훌쩍 넘기는 강력한 한 방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강정호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면제 혜택을 받은 바 있다.
김현수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김현수는 통산 5시즌에서 3할을 넘는 타율을 기록할 만큼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역시 3할1푼2리 12홈런의 맹활약. 박병호, 강정호와 중심타선을 이루기에 충분하다. 세 명이 국제대회에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궁금하다.
물론 미필 선수들도 자신의 몫을 다 하겠지만, 이승엽이 그랬던 것처럼 리그에서 해결사 본능을 뽐내고 있는 이 선수들의 결정타가 필요하다. 이번엔 누가 ‘합법적 병역브로커’의 몫을 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krsumi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