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앵글’, ‘올인’ 신화 어디로? 배우들이 아까웠다 [종영①]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7.30 07: 18

제 2의 ‘올인’이 되지는 못했다.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은 ‘올인’ 유철용 PD와 최완규 작가의 재회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앞이 뻔히 보이는 진부한 설정, 갈등과 복수가 반복되는 답답한 전개는 연기하는 배우들이 가진 힘을 무력화시켰다.
지난 29일 종영한 ‘트라이앵글’은 26회 동안 부모를 잃은 삼형제가 뿔뿔이 흩어져 이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살다 다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부모를 잃게 만든 고복태(김병옥 분)와 윤회장(김병기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 목숨도 내거는 형제 장동수(이범수 분)와 허영달(김재중 분)의 분투기, 그리고 윤회장의 양아들로 자란 윤양하(임시완 분)와의 형제애를 그렸다.
카지노를 배경으로 하고 건달 이야기를 녹여든 까닭에 여러모로 ‘올인’과 비교가 됐다. 더욱이 ‘올인’ 열풍을 이끈 유철용 PD와 최완규 작가의 작품이기도 했다. ‘올인’이 두 남녀 주인공의 절절한 사랑을 다뤘다면, ‘트라이앵글’은 갈등과 복수에 초점을 맞추면서 사랑 관계에 다소 지지부진했다. 갈등과 위기, 이를 봉합하는 이야기가 새로울 게 없는 진부한 것도 문제였다. 한번만 봐도 앞뒤 이야기가 예상이 되는 뻔한 그림이 이어졌다.

사실 ‘올인’ 역시 성공과 복수라는 한국 드라마의 성공 소재를 다루긴 했어도 도박이라는 인간 말초적인 욕망을 건드리는 당시에는 획기적인 장치와 탄탄한 멜로로 안방극장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트라이앵글’은 ‘올인’과 영화 ‘타짜’ 등으로 도박 소재 작품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을 매료시킬만한 새로운 장치가 되지 못했다. 극단적인 갈등에 집중하느라 주인공들의 러브라인이 촘촘하게 그려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멜로 대신에 주요 이야기였던 중심 줄거리가 흥미를 자극하지 못했다. 어디서 본 듯한 건달인 영달, 복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건달 같은 형사인 동수, 두 형제를 외면하는 까닭에 더 비극적인 또 다른 형제 양하의 이야기는 식상하게 다뤄졌다. 극의 이야기와 관계 없이 복수와 성공 드라마의 성공 방정식을 힘겹게 따라가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형제들과 대립하는 윤회장과 고복태의 갈등은 도돌이표를 찍는 듯 26회 내내 반복됐다.
결국 지난 5월 5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8%대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한때 시청률 6%까지 떨어지며 지상파 3사 월화드라마 꼴찌에 머물기도 했다. SBS ‘닥터이방인’ 종영 후 시청률 1위에 올라서며 체면치레를 하긴 했지만 이범수, 김재중, 임시완, 백진희, 오연수 등 쟁쟁한 이름값을 가진 배우들이 총출동한 드라마치고는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배우들의 연기는 모자람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통속적인 설정과 개연성이 부족해 흡인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든 캐릭터에 문제가 있었다. 
 
마지막 회에서 끝내 형제들과 화해하지 못하고 죽고만 양하라는 인물은 처음부터 끝까지 수긍 가능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었다. 허무하게 죽어버린 양하의 뒷모습에도 윤회장과 고복태는 반성의 기미 없었고 두 형제의 복수는 계속되는 이야기 전개는 끝까지 시청자들을 실망스럽게 했다.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는 건졌다. 극과 극을 오가는 전개 속에 명품 연기를 펼친 이범수, 아이돌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김재중, 세밀한 감정 표현력을 과시한 임시완, 20대 여자 배우 기근현상을 날린 백진희 등이 드라마의 매력을 높였다.
캐릭터 설정에 있어서 현명한 재주를 가지고 있고, 섬세하게 담을 수 있는 배우 이범수는 그렇게 ‘트라이앵글’에서도 연기자의 힘을 발휘했다. 김재중은 한층 깊어진 눈빛 연기와 자연스러운 감정 연기를 펼쳤고, 임시완은 극단적인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는 흔적이 호평을 받았다. ‘기황후’ 악역 연기로 안방극장을 강타했던 백진희는 다시금 순수한 매력을 발산하며 팔색조 변신이 가능한 얼마 안 되는 20대 여자 배우로 각광받았다.
한편 ‘트라이앵글’ 후속으로는 ‘야경꾼일지’가 다음 달 4일 첫 방송된다. 이 드라마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귀신을 부정하는 자와 귀신을 이용하려는 자, 그리고 귀신을 물리치려는 자, 세 개의 세력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경쾌한 감각으로 그려낸 판타지 로맨스 활극이다. 정일우, 정윤호, 고성희, 서예지, 윤태영, 김성오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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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앵글’ 방송화면 캡처,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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