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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홍일점 윤지혜, "신인? 새롭게 태어난 기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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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나영 기자] 요즘 가장 부러운 여배우로 꼽히는 이가 있다. 배우 윤지혜다.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윤종빈 감독, 이하 군도, 23일 개봉)에서 홍일점 마향 역으로 열연해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는 윤지혜는 때 아닌 '신인' 얘기를 듣고 있지만 그것 역시 기분이 좋다며 웃어보였다.
 
윤지혜는 1998년 영화 '여고괴담'으로 데뷔한 후 드라마 '케 세라 세라', 영화 '청춘', '예의 없는 것들'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영화는 2006년 '예의 없는 것들' 이후 8년만의 컴백이다. 그렇기에 '군도'의 그를 보고 '연기 잘 하는 신인이 나타났다'라고 하는 사람도 종종 있는 것.

이에 기분을 묻자 "신인 얘기 듣는 거 좋다. 새롭게 태어나는 것 같다"라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배우로서 새 출발하는 거 같아요. 전혀 나쁘지 않습니다. 하하."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망할 세상을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 활극인 이 영화에서 마향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군도'의 프레임을 넘어 충무로가 온통 남자판인 세상에서 홍일점인 것도 그렇지만, 여배우로서 한 번쯤 해보고 싶을 만한 시원시원한 액션 연기가 눈을 사로잡는다. 운동신경이 꽤 좋아보인다는 말을 건네자 "고등학교 3년 내내 체육 부장이었습니다"라고 귀여운 자랑(?)을 해 보인다.

윤지혜가 애초에 그린 마향 캐릭터의 상징화된 이미지는 애를 업고 활시위를 당기는 이미지컷이었다. 그런 이미지로 마향을 시작 했다고. 실제로 마향은 영화 속 모성애를 담당하며 군도 멤버들의 애정의 대상이자 상징적인 '엄마' 역할을 한다.




어떻게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됐는지 궁금했다.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가는 길이었어요. 한재덕 PD님이 '오늘 당장 올 수 있겠냐'고 전화를 해서 물으시더라고요. 그 때 제가 해야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 시간 조율이 좀 어려웠지만 '알았다. 다 취소하고 가겠다'라고 했어요. 왠지 선착순인 것 같은데 제가 제일 먼저 간 것 같아요. 하하. 윤종빈 감독님의 전작들을 워낙 좋아한 게 컸어요.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고 보자마자 하고 싶었죠. 같이 출연하시는 배우분들, 그리고 윤종빈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커 같이 작업하면 정말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위험천만한 낙마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배우들 중 가장 먼저 말에서 떨어졌다는 그는 "사고가 날 게 뻔히 보여서 더 무서웠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제가 동물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말이랑 최대한 친하게 지내야 할 것 같아서 항상 당근을 가지고 다녔어요. 말을 진정시키려고요. 매번 컨디션이 좋아도 언제 돌발 상황이 생길지 모르고, 말의 리듬하고 저와도 맞아야 했죠"라며 가슴을 쓸어내리던 순간을 회상했다.

"이렇게 스케일이 크고 배우들이 많이 등장하는 영화는 처음이었죠. 제가 마지막으로 불과 2주 전에 합류했거든요. 촬영에 들어간 첫 날은 나는 내가 아니였던 것 같아요. 정신없이 했죠. 아, 제가 카메라 렌즈를 명중시킨 적도 있어요. 또 실수로 액션신에서 남자 스태프분의 중요 부분을 친 적도 있고요. 큰 일 날뻔 했죠^^;;"

그는 한국 영화계에 몸 담은 여배우로서의 목소리도 냈다.

"남자 배우는 나이 들수록 캐릭터가 많지만. 여자 캐릭터는 용도별로 쓰이는 거 같아요. 여기서는 청순하게, 여기서는 불쌍하게 등. 그런 것에 대한 불만이 있죠 아무래도. 근데 이 작품은 남자 성비 이런걸 떠나서 너무 좋은 동료분들이고 선수분들이기에 배울 게 많았어요. 실제로도 많이 배우고 동지애가 생겼죠."

스크린을 보면 저절로 현장이 상상되며 여성 관객들의 부러움을 한껏 받고 있는 그다. "현장이요? 예쁨을 받기도 했지만 남자들의 짖궂은 농담들이 조금 있었어요. 혼자서 강담하기 힘든 농담들도요. 하하. 하정우, 마동석, 조진웅 씨는 물론이고 강동원 씨도 심지어 웃겨요. 담담하게 하는데 스토리텔링이 있어요."

남자배우들 중에 누가 가장 이상형에 가깝냐는 질문에는 "돌아가면서 좋다. 어떻게 한 명을 꼽겠는가. 용도별로 이제 나누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좀 더 구체적인 상황 설정을 해 달라고 하자 "조진웅 오빠는 술 마시고 싶을 때다. 술도 즐기시고 잘 사줄 거 같다. 화가 나고 혼내주고 싶을 때는 동석 오빠, 맛있는 거 먹고 싶을 때는 강동원 씨, 그냥 웃고 싶을 때는 하정우 씨다. 상상 초월하는 수위의 농담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산책하고 싶을 때는 이성민 선배님, 그리고 자기 반성을 하고 싶을 때는 윤종빈 감독님이다. 감독님은 순간의 집중력이 상당하고 넓은 시야 재기발랄하다. 한 치 앞을 모를 디렉션이다. 현장을 다 통솔하시고 한 마디로 갖고 노는 거 같다. 천재끼가 있다. 즉각적이면서도 명료하고, 원하는 것과 아닌 걸 정확히 알고 있다"라고 평했다.



남자배우였다면 하고 싶은 역으로는 이성민과 강동원이 맡은 캐릭터를 꼽았다. 특히 조윤 역을 맡은 강동원에 대해서는 "정말 너무 열심히 하더라. PD님은 태능선수촌 선수같다고 했는데, 내가 보기에는 국립 발레단 수석 무용수 같았다. 정말 열심히 하는데 전혀 안 힘들어보이고 지치지도 않고"라며 "현장에서 너무 감탄해서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 때 "정말 연기하고 싶었다고 하더라. 열정이 정말 엄청났다"고 회상했다.

다시 시간을 돌려,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영화 '청춘'(2000)을 언급하자 "14년 전 영화다"라고 대답하며 또 한번 호쾌하게 웃어보인다. 당시의 윤지혜와 지금의 윤지혜가 차이가 있는 만큼, 영화 현장 역시 많이 바뀌어 있더라고. "그 동안 필름에서 디지털로 바뀐 것도 몰랐어요."
 
개인적으로 '군도' 전 몇 년 동안 숨고르기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주기가 있는 것 같다. 특별히 힘든 이유는 없었다"라는 짧은 대답을 들려줬다.

'사람' 윤지혜는 스크린과는 달라보인다. 도도하고 부분적으로는 날카로워 보이는 그는 한 순간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는 호쾌한 미소를 갖고 있다. "본인은 어떤 사람인가?"란 질문에 "솔직하고 가끔 다혈질인데 기본적으로 차분해요. 멍 때리는 것도 좋아하고요. 두 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있을 때도 있어요"란 대답이 돌아왔다.

점점 배우로서 '윤지혜'라는 색깔을 만들어 가고 싶다는 그는 "배우로서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가고 싶다. 이미지가 한 번 각인되면 전혀 다른 걸로는 배역이 들어오진 않더라. 그런 것을 벗고 겹치지 않고 새롭게 작업하고 싶다"라는 배우로서의 희망과 포부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홍일점으로서 '군도'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달라고 주문했다.

"재미있는 할아버지가 '옛날 옜날에 말이다~'라고 시작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영화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일단 즐겨줬으면 좋겠어요. 마향은 귀엽게 봐주시고요. 헤헤."

nyc@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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