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의 격려 "하준호, 나보다 재능은 낫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7.31 08: 00

롯데 자이언츠는 지금 '차(車)'를 떼고 경기를 하고 있다. 팀 공격을 이끌어왔던 손아섭(26)이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옆구리 부상으로 지난 26일 1군에서 말소된 손아섭은 다음 달 5일 NC 다이노스전에 맞춰서 복귀할 예정이다.
손아섭이 빠진 사이 우익수 자리를 채우고 있는 선수는 하준호(25)다. 투수로 입단했던 하준호는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군복무를 마치고 작년 팀에 복귀했다. 원래 타격재능이 뛰어났던 선수로 꾸준히 타자전향 이야기가 있었는데 작년에야 본격적으로 방망이를 잡고 이대호가 달았던 등번호 10번을 얻었다.
지난 27일 LG 트윈스전에서 고대하던 1군 데뷔전을 치른 하준호는 4경기에서 타율 2할3푼1리(13타수 3안타) 2타점 2볼넷을 기록 중이다. 아직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린 건 아니지만 1군 4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30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는 데뷔 첫 2루타를 터트리며 다시 1타점을 적립,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시진 감독은 "하준호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꾸준히 기회를 줄 것"이라고 공언했다.

본격적인 야수전향 첫 해부터 1군에 올라와서 뛰는 건 쉬운일이 아니다. 하준호의 노력과 재능, 그리고 팀 사정이 맞물렸기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주전 우익수 손아섭이 빠진것이 하준호에게는 기회가 됐다.
하준호의 1년 선배 손아섭도 후배의 활약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손아섭은 "재능은 나보다 뛰어난 선수"라며 하준호의 잠재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현재 리그 최고의 외야수가 보장할 정도의 재능'이냐고 묻자 손아섭은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선수"라고 확인했다.
경남고 출신인 하준호는 고교시절 주로 외야수로 활약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돼서야 투수로 나섰는데 기량이 빠르게 성장했고 롯데는 그 잠재력을 높게 보고 2차 1라운드에서 지명한다. 롯데 입단 후에는 좌완투수로 150km까지 던지며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제구를 잡지 못해 꽃을 피우지는 못했다.
원래 타자출신이긴 하지만 다시 방망이를 잡은 지 1년도 안 돼서 이 정도까지 활약한다는 건 재능 덕이라는 게 손아섭의 설명이다. 또한 손아섭은 "선구안도 좋고, 발도 나보다 빠르다. 앞으로 정말 좋은 외야수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여전히 외야수가 필요하다. 당장 올해만 하더라도 좌익수는 공석이었고, 내년에는 중견수 자리까지 누군가 채워야 한다. 본격적으로 경험을 쌓고 있는 하준호가 그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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