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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께TV] '끝없는 사랑', 황정음은 왜 예쁜척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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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정선 기자] 배우 황정음의 처절함이 SBS 주말드라마 '끝없는 사랑'을 가득 채웠다. 예쁘지만 예쁜 척 하지 않는 그의 연기는 암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드라마를 더욱 비극적으로 그렸다.

황정음은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끝없는 사랑'에서 정부에 의해 억울하게 고문을 당하는 서인애로 분했다. 극 중 그으 고문에는 여러 권력들이 얽혀 있었다. 천 장군(차인표 분)부터 민혜린(심혜진 분)까지 모두 그를 궁지로 몰아넣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다.

이는 곧 인애에게 가해진 고문으로 돌아왔다. 인애는 죽도록 맞고 물을 뒤집어썼다. 항상 당당하던 그는 어느새 얼굴 전체에 생채기를 안고 고개를 푹 숙인 죄수가 돼 있었다. 폭력이 인애라는 한 인간을 변하게 만들었다.

서인애가 된 황정음의 연기는 처절했다. 그의 머리 위에 찬물이 뿌려지고 몰매가 쏟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여배우 황정음은 없었다. 그는 그저 역사의 피해자인 인애였다. 잔뜩 헝클어진 머리에 실제를 방불케할 정도로 리얼한 피 분장, 철조망에 잔뜩 얼굴을 늘어뜨리는 모습 등은 황정음이 얼마나 인애에게 몰입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

그의 눈빛, 표정 연기도 돋보였다. 앞서 언급했듯 인애는 고문으로인해 그 성격까지 변한 상황. 어떤 시련이 와도 할 말은 하고, 하고자 하는 일은 하고야마는 인애였지만 지속적인 고문은 인애는 작아지게 만들었다. 황정음은 바로 한 회 전까지 당당했던 눈빛을 버리고 초라한 인애를 표현했다. 박영태(정웅인 분) 앞에서 곁눈질을 하며 눈치를 보고, 한광훈(류수영 분)이 면회를 신청하자 시선 둘 곳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다.

황정음의 오열도 이날 방송된 '끝없는 사랑'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는 자신에게 이별을 고하는 광훈 앞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애를 연기했다. 그는 소리를 지르고 애원하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한 순간에 배신당한 여인의 마음을 표현했다.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며 통곡 수준의 오열을 보여주는 황정음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빠져들었다.

한 회 내내 황정음의 얼굴에는 피멍이 사라지지 않았다. 또한 정돈되지 않은 헤어스타일에 푸른 죄수복이 그의 '스타일'이었다. 비극적인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끝없는 사랑'에서 그 정중앙에 선 인애를 표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설정이었다.

사실 여자라면, 아니 특히 여배우라면 예뻐보이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간혹 사극에서 짙은 화장을 하고 나오는 배우들에 혹평이 쏟아지는 것은 배우의 이러한 욕심과 리얼리티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바람이 부딪친 결과다.

그러나 황정음에게 이러한 비판은 있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 출신에서 이제 어엿한 여배우로 자리매김한 여배우이지만, 그는 '끝없는 사랑'에서 예쁜 척 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그가 연기하는 인물이 얼마나 처절한 상황에 처해있는지만 표현할 뿐이다.

'황정음은 왜 예쁜 척 하려 하지 않을까'의 답은 결국 '왜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빠져들까'와 같다.

mewolong@osen.co.kr

<사진> '끝없는 사랑'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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