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포위’ 안재현 “까칠한 첫인상? 실은 붙임성 있어요” [인터뷰]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08.07 11: 07

출발이 좋았다. 지난 2월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에서 까칠하고 무심한 고등학생 역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이하 너포위)에서는 의대 출신 신입 형사 역으로 고참 형사와 미묘한 삼각관계를 그리기도 했다. 신인배우의 성장세 치곤 빠르다. 배우 안재현이다.
모델 출신인 그는 김우빈 이종석과 함께 ‘모델 출신 라이징 스타 3인방’으로 손꼽힌다. ‘대세’를 입증하듯 오는 11월까지 스케줄이 빼곡하게 차 있다. 영화 ‘패션왕’ 촬영은 이미 마쳤다. 밀려드는 스케줄이 그는 좋은 듯 했다. “30분을 자나 3시간을 자나 6시간을 자나 똑같다”며 “오히려 쉬면 기분이 이상하다”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이 안 됐다.
“연달아 두 작품을 했어요. ‘별그대’ 오디션 장에서 아침을 시작해 아직 그 하루가 끝나지 않은 기분이에요. ‘별그대’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시청률 개념이 없어 실감하지 못했죠. 얼떨떨한 기분을 느낄 틈도 없었어요. 배우로서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별그대’의 천윤재와 ‘너포위’의 박태일의 공통점은 시크하다는 것. 실제 안재현은 붙임성이 좋고 예의가 바르며 긍정적이다. 처음 만난 PD에게 ‘형님’이라고 말을 붙이고, 자신의 분량 보다는 작품 자체에 의미를 두는 그다. 안재현은 “‘너포위’에서 분량이 너무 많아 부담스러웠다”며 “분량이 적다고 캐릭터의 매력을 드러낼 기회가 줄어드는 것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분량에 일희일비하는 다른 신인배우들 달리 그에겐 왠지 모를 여유가 느껴졌다.
“신입경찰 4인방의 이야기가 돋보이지 못했다는 말씀들이 있는데, 중간에 사건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그렇게 흘러간 것 같아요. 그 와중에 저희는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워낙 웃음이 많은 촬영장이었어요.”
안재현은 액션신이 유난히 많았다. 후반부에는 괴한에게 습격당하고 배에 칼까지 맞는 고난도 장면을 소화했다. 합이 맞지 않으면 실제로 다칠 수도 있는 아찔한 장면이었다. 그는 “액션을 잘하는지는 모르겠고, 잘 맞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행히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종종 멍은 들었다. “한편으론 참 뿌듯하더라. 영광의 상처 같은 느낌이 들어서 소속사에 어서 알려야지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얼리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의외의 이유였다. “모델 쪽 일을 오래 하고 싶었다. 뭐가 좋을까 했는데, 액세서리가 생각나더라. 주얼 리가 어떤 상징의 의미를 갖는 것도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연기 활동에 집중하느라 도통 할 수 없었다. 그는 “노력과 정성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지만 잘 나오면 뿌듯하다. 지인들에게 가끔 선물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그는 Mnet 가요프로그램 ‘엠 카운트다운’ MC를 맡고 있고, ‘너희들은 포위됐다’ OST를 부르기도 했다. “열심히 살고 있다”고 칭찬하니 “그렇죠?”라고 응수했다.
이제 제법 얼굴이 알려졌다. 처음부터 모델과 배우를 꿈꾸는 아들을 ‘쿨하게’ 응원해준 부모님이었다. “이제 밥벌이 하는구나”라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했다. “천윤재만큼은 아니지만, 집에선 평범하고 무뚝뚝한 아들”이라고 말했다. 문득 연애할 때는 어떤지 궁금해졌다. 그는 “상대방에 따라 다르다. 여자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 드라마에서처럼 연상의 여인을 만난 적도 있다”고 말하더니 “지금은 일하는 게 좋다”고 마무리했다.
"드라마 종방연 때면 보람이 느껴져요. 그 전에는 정신없이 촬영하느라 그런 기분을 느낄 틈이 없죠. 종방연날 PD님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음이 찡해져요. 모델을 할 땐 결과물이 바로 나오는데, 연기는 시청자들을 만나야 완성되잖아요. 그게 차이점이죠. 궁극적 목표는 연기를 여유롭게 즐기는 단계예요. 책으로 따진다면 지금은 목차를 보고 인사말을 읽은 정도죠. 이제 첫 페이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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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phot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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