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우천과 AG으로 많아진 잔여경기, 기적이 일어날까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4.08.18 09: 17

8월 17일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넥센-KIA전은 이날 정오부터 내린 비로인해 연기됐습니다. 그리고 대구구장에서 열린 LG-삼성의 경기는 3회초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중 비로인해 노게임이 선언돼 역시 연기됐습니다.
다음 날 18일(월요일) 같은 장소에서 치러질 예정이나 기후변화로 인한 잦은 비 때문에 거행될 지 의문입니다.
만일 18일에도 열리지 못하면 10월 1일 이후 편성됩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인천아시안게임으로 9월 14일까지 정규 리그 일정을 편성하고 9월15일부터 30일까지 16일 동안 시즌을 중단합니다.
10월 이후 열릴 경기는 우천 순연경기가 17일 현재 35경기이고 처음부터 아시안게임 기간으로 인해 미편성된 8경기를 포함해 총 43경기입니다. 두산이 11경기로 가장 많고 삼성과 롯데가 각각 9게임이며 SK, 한화, NC가 8경기씩입니다. 넥센과 KIA는 6경기이고 LG가 5경기로 가장 적습니다.
삼성과 넥센 NC 세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거의 확실시된 상황에서 4위 한 자리는 롯데와 두산, LG, KIA, SK 다섯 팀이 4위부터 8위를 기록한 가운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4위와 8위의 승차가 불과 2경기 차이입니다. 롯데와 두산이 승차없이 4, 5위이고 LG가 롯데와 반게임 차이이며 KIA는 한게임 반차, 8위 SK는 두게임 차이로 롯데를 추격하고 있습니다.
이들 다섯 팀의 남은 경기 수는 27~34경기로 많지 않아 4위 한 자리를 잡기 위해 매 경기가 결승전처럼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처지입니다.
잔여경기에서 9월 15일 이후 16일간 휴식기를 갖고 10월 1일 이후 열리는 경기가 3분의 1 가량돼 다섯 팀은 정규시즌이 끝나는 날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해까지 프로야구 32시즌동안 잔여경기 승부에 따라 극적으로 순위가 뒤집힌 사례는 많았습니다. 1990년대 이후에는 8차례나 있었습니다.
1990년 LG는 시즌 막판 극적인 1위 뒤집기에 성공했습니다. 7월 말까지 LG는 1위 빙그레에 5경기 차, 잔여 19경기를 남겨둔 시점까지 4.5경기 차이었으나 19경기에서 14승5패로 스퍼트해 리그 1위를 차지하고 여세를 몰아 한국시리즈 타이틀도 거머쥐었습니다.
1995년에는 OB(현재 두산)가 기적을 이루어냈습니다. OB는 8월 27일까지 잔여경기가 27게임이 남은 상황에서 1위 LG에 6경기 차로 뒤졌지만 9월 이후 13승10패1무승부로 LG를 반경기 차로 제치고 결국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했습니다.
OB는 1998년에도 극적인 뒤집기로 막판 4강 티킷을 따냈습니다. 당시 5위 OB는 4위 해태에 1.5게임 차로 뒤져 있었는데 9월 이후 승률 6할6푼7리로 질주하고 해태와 마지막 2연전 맞대결에서 승차가 1.5경기 차이었지만 두 경기를 모두 이겨 티킷을 따냈습니다. 시즌 막판 8연승의 무서운 기세였습니다.
KIA도 2004년에 막판 상승세로 4강 진출권을 따냈습니다. 9월 이후 KIA는 16승8패1무승부, 승률 6할6푼7리로 2경기 차로 앞섰던 SK를 제치고 ‘가을 잔치’에 참여했습니다.
2008년에는 5위 삼성이 4위 한화에 2.5경기 차로 뒤졌지만 9월 이후 한화가 7승11패로 부진한 사이에 12승9패를 거두어 4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가장 기적적인 역전극은 1999년 한화입니다. 당시 양대리그 체제였는데 잔여경기 12게임을 남겨놓고 매직리그 2위를 차지한 한화는 드림리그 3위인 현대에 비해 4.5경기 차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당시 경기 제도는 어느 리그의 3위팀이 다른 리그의 2위팀보다 앞서거나 같을 경우 3전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실시키로 했습니다.
하지만 한화는 잔여 12경기에서 추석 연휴에 현대에 3연승 등 LG-쌍방울-삼성을 상대로 모두 10연승을 달리며 준플레이오프를 없앴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4전전승을, 한국시리즈에서는 롯데를 4승1패로 꺾고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습니다.
남은 경기수가 많은 것이 순위 경쟁에서 유리한 측면이 많습니다. 그리고 아시안게임 휴식기동안 체력과 경기력을 쌓으면 전력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10월 일정이 빡빡해져 불리할 수도 있으나 체력이 강한 팀이 살아남습니다.
OSEN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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