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4위 경쟁’ 누가 덜 못하냐 싸움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19 06: 30

기본적으로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잘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과 같은 혼전 속에서는 남들보다 덜 못하는 것도 중요할 수 있다. 4위 싸움에 자욱한 안개가 낀 가운데 후보 5팀의 화두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상위권 판도가 비교적 일찍 갈린 한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선두 삼성(승률 .681)이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혔고 2위 넥센(.610)과 3위 NC(.560)의 순위도 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과 넥센의 승차는 6경기, 넥센과 NC의 승차는 5경기다. 그리고 NC와 4위 롯데(.459)의 승차는 10경기로 이미 거대한 바다가 생겼다.
결국 남은 것은 4위 싸움이다. 당초 “선발이 강한 롯데가 어찌됐건 4위를 수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폐기처분 일보직전이다. 롯데가 연패 흐름에 빠져 있는 가운데 하위권 팀들이 올라오며 시장통이 됐기 때문이다. 4위 롯데와 5위 두산(.457)의 승차는 없다. 6위 LG(.455)와는 반 경기, 7위 KIA(.444)와의 승차는 1.5경기, 그리고 8위 SK(.439)와의 승차도 고작 2경기다. 2연전 맞대결 한 번에 모든 순위가 요동칠 수 있는 백병전이다.

후반기 성적을 보면 잘하는 팀이 올라왔다기보다는 못하는 팀이 너무 내려갔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실제 롯데의 후반기 승률은 2할5푼, KIA는 3할3푼3리, 두산은 3할5푼7리에 불과하다. 그 사이 하위권에 있던 LG(.500)와 SK(.600)가 쭉쭉 치고 올라왔다. 평소 같았으면 SK의 승률(.439)로 4강 싸움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겠지만 올해는 좀 더 나았던 팀들의 자멸로 이런 시나리오가 가능해졌다. 남은 시즌도 ‘덜 못하기’의 전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이를 종합하면 상대의 부진을 이용하는 ‘버티기’가 중요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또한 상위권 팀들이 지금의 승률을 유지한다고 가정한다면 결국 이 5개 팀의 잔여 맞대결 일정에서 많은 것이 갈릴 수 있다. 막판까지 누구도 포기하지 않는 치열한 승부, 그리고 총력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팀이 가진 전력을 4위 다툼 상대와의 일전에 집중하는 전략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벤치의 시즌 운영 전략도 중요해졌다. 현재 4위 싸움과 남은 경기를 고려하면 잔여 경기에서 승률 6할 정도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 6할 승률 점령을 위해 가진 전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느냐는 오로지 벤치의 역량이다. 선수들의 막판 집중력, 상위권 팀들과의 맞대결 성적, 그리고 부상 관리 등도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변수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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