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후지카와, 최고 마무리 한솥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21 05: 57

한신의 전·현직 마무리인 오승환(32, 한신)과 후지카와 규지(34, 시카고 컵스)가 2015년 한솥밥을 먹을 수 있을까.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후지카와의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는 20일 현지 언론의 컵스 담당 기자의 말을 인용, “올 시즌으로 컵스와의 계약이 끝나는 후지카와가 연장계약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컵스는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으며 입단 후 지금까지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후지카와 대신 차라리 젊은 선수들을 활용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한신의 수호신’으로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던 후지카와는 2007년 46세이브, 2011년 41세이브를 기록하며 최고 소방수로 인정받았다. 본격적인 마무리로 활약한 2007년 이후 한 번도 25세이브 아래의 성적을 내본 적이 없다.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런 후지카와는 2012년 시즌 종료 후 컵스와 2년 총액 950만 달러의 비교적 후한 계약을 받고 MLB 도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팔꿈치 부상을 입어 재활에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부상 전까지 성적은 12경기에서 1승1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5.25. 재활 후 올 시즌 MLB 무대에 복귀했으나 20일까지 4경기에서 3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 중이다. 성적은 나쁜 편이 아니지만 컵스로 하여금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는 인상을 주기는 다소 역부족이다. 후지카와는 3년째 구단 옵션이 있으나 현 시점에서는 구단이 이를 포기할 것이라는 게 현지의 전반적인 예상이다.
만약 컵스가 후지카와와 작별을 고한다면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아쉬움을 남긴 후지카와가 다른 팀에 입단해 미국 경력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첫째다. 그러나 2년간 뚜렷한 실적이 없었던 30대 중반의 투수에 좋은 대우를 제시할 팀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일본으로 돌아오는 것인데 역시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친정팀 한신이다.
한신은 올 시즌 요미우리와 센트럴리그 패권을 놓고 다투고 있다. 오승환이 든든하게 뒷문을 지키며 지난해 고질병이었던 마무리 문제가 해결됐다. 하지만 여전히 마운드에는 다소간 불안요소가 있다. 때문에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히라노 요시히사(오릭스) 등 중간 투수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앞서 한신은 후지카와 재영입에 대한 관심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팬심을 생각해서라도 놓칠 수 없는 카드다.
만약 그렇다면 오승환과 후지카와는 나란히 팀의 불펜에서 활약하게 된다. 한국 최고 마무리로 공인되는 오승환, 그리고 일본무대를 평정했던 후지카와가 나란히 마운드에 서는 꿈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후지카와의 등번호 22번을 물려받았던 오승환이기에 여러 측면에서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가능성이지만 한신 구단과 팬들로서는 최고의 시나리오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