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추신수, 투표에서도 싸늘한 팬심 확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21 06: 01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잘할 때는 영웅이 됐다가도 못할 때는 순식간에 역적이 되기도 한다. 추신수(32, 텍사스)도 이런 냉정함을 올 시즌 실감하고 있다. 시즌 초반의 환호성은 어느덧 조금씩 싸늘함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올 시즌 발목 부상에 고전하고 있는 추신수는 20일(이하 한국시간)까지 120경기에서 타율 2할4푼3리, 출루율 3할4푼1리, 12홈런, 39타점, 3도루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120경기에서 무려 128개의 삼진을 당하는 등 상대 투수를 공략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부상이라는 면죄부가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텍사스가 7년 1억3000만 달러를 안겨줄 당시 기대했던 성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특히 지난해 4할2푼3리를 기록하며 추신수를 대변하는 지표였던 출루율은 무려 8푼 이상이나 떨어졌다. 반대로 삼진은 지난해 154경기에서 기록했던 수치(133개)에 거의 근접했다. 발목 부상 여파에도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갖지 않은 채 경기 출장을 강행했던 것, 장기 계약을 맺은 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유난히 넓어 보이는 스트라이크존이라는 세 가지 악재가 겹친 복합적인 부진이다. 수비, 주루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워 보인다.

시즌 초반 추신수의 맹활약에 열광했던 현지 팬들도 텍사스의 부진과 함께 싸늘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가뜩이나 중반 이후 끝없는 부진에 빠지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접은 텍사스다. 전체 선수들에 대한 시선이 고울 리 없는 가운데 몸값을 못하는 몇몇 선수들은 더 고달픈 환경이 만들어졌다. 최근 설문 조사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다.
미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은 20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가 웨이버 공시를 했던 선수 중 반드시 트레이드 되어야 할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다. 텍사스는 최근 아드리안 벨트레, 다르빗슈 유, 추신수, 앨비스 앤드루스 등을 웨이버 공시했으며 네 명의 선수는 우선 영입의사(클레임)를 밝힌 팀이 없어 이론적으로는 모든 팀과 트레이드를 할 수 있는 자격이 됐다.
웨이버 공시는 철회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절차를 트레이드 사전 작업이라 보기는 어려우나 텍사스 팬들의 반응은 의외로 냉정했다. 앤드루스가 35%를 기록해 팬들이 보는 트레이드 최대어로 손꼽혔고 추신수는 22%로 2위를 기록했다. 벨트레와 다르빗슈는 8%에 그쳤다. 네 명의 선수를 모두 트레이드하지 않아야 한다는 응답은 27%로 예상보다 저조했다. 10명 중 7명은 한 선수 정도는 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꼭 올 시즌 성적 때문에 높은 수치가 나왔다고는 볼 수 없다. 앤드루스와 추신수는 장기계약을 맺고 있다는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입단한 지 고작 반년이 지난 추신수가 꽤 높은 득표를 받았다는 점은 올 시즌 성적에 대한 몇몇 면죄부가 현지 팬들에게 호소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추신수가 트레이드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결국 프로는 성적이다. 추신수가 남은 시즌 팬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만한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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