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442’ 이명기, SK 리드오프 자격 증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21 06: 11

이만수 SK 감독은 지난해 5월 발목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한 이명기(27, SK)에 대해 큰 아쉬움을 드러냈었다. 팀의 리드오프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수의 상승세가 부상 탓에 끊어졌다며 팀으로서도 큰 손해임을 여러 차례 지적했다. 그리고 이명기가 그런 이 감독의 말을 증명하고 있다. SK의 차세대 리드오프로서 손색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부상 후유증에 고전하며 올 시즌 1·2군을 들락날락했던 이명기는 점차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5월부터 월별 타율이 3할 아래로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다. 전반기에는 타석 자체가 적어 타율이 뻥튀기될 수도 있었지만 주전 리드오프로 나서고 있는 후반기 성적은 이런 논란을 불식시킨다. 후반기 14경기에서 타율이 무려 4할4푼2리다.
지난해 이만수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팀의 리드오프로 낙점된 이명기였다. 초반에는 환상적이었다. 첫 26경기에서 타율 3할4푼을 기록했다. “직구와 변화구에 모두 대처 가능한 스윙을 가지고 있고 발도 빨라 내야안타를 만들 수 있다. 타격에는 천부적인 재질이 있는 선수”라는 맥스 배너블 당시 타격코치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부상이 정말 발목을 잡았다. 5월 8일 문학 두산전에서 펜스 플레이 중 발목을 다쳐 시즌 전체를 날렸다.

그 여파는 올 시즌 초까지 이어졌다. 겨울까지 재활에 매달렸던 이명기는 뒤늦게 방망이를 잡았다. 감이 돌아오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4월 타율이 1할에 그쳤던 이유다. 당시는 SK 전체 타자들의 감이 한창 좋았을 때로 1군에서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재질은 어디가지 않는다. 꾸준한 출전 기회와 함께 타율이 올라가는 속도가 가파르다. 규정타석에 한참 모자라기는 하지만 20일까지 3할4푼7리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이명기의 맹타는 SK 타선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명기가 리드오프에 자리잡음에 따라 김강민을 중심타선 뒤를 받치는 해결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잠실 LG전 도중 주루 플레이를 하다 어깨를 다치는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라 타격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황이다. 19일 문학 두산전 대타 안타, 20일 두산전 결승타 포함 2안타는 이를 시사한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후반기 남은 경기에서의 활약도 기대할 만하다.
수비에 불안감이 있었지만 계속 타구를 잡아내는 과정에서 안정감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주루에서도 의욕을 보이는 이명기다. 이명기는 빠른 발을 가진 선수지만 올 시즌 도루는 5개에 그치고 있다. 성공률도 50%다. 이명기는 “발목이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순전히 내 생각이었다”라며 전반기를 돌아본 뒤 “지금은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적극적으로 뛸 수 있게 준비하겠다. 남은 경기에서 5개를 더 채워 10개를, 내년에는 그 이상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SK 리드오프로 롱런할 수 있는 전략을 착실하게 세워나가고 있는 이명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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