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거스르는 김광현, ERA 타이틀 본격 도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21 06: 05

대세를 홀로 거스르는 듯한 기분이다.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놓고 다퉜던 경쟁자들이 점차 떨어지고 있지만 김광현(26, SK)은 꿋꿋하게 그 자리서 버티고 있다. 이제 2009년 이후 첫 평균자책점 타이틀에 도전에 나선다.
다승과 함께 투수 개인 타이틀에서는 가장 비중이 큰 부문 중 하나인 평균자책점은 4명의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김광현과 세 외국인 선수의 싸움이다. 20일 현재 김광현(3.11)이 선두를 달리고 있고 찰리(NC, 3.33), 밴덴헐크(삼성, 3.38), 밴헤켄(넥센, 3.45)가 뒤를 쫓고 있다. 5위이자 3점대 평균자책점의 마지막 선수인 리오단(LG)의 평균자책점은 3.81이다. 사실상 4명이 오차범위 내에서 싸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7월 초 정도까지만 해도 평균자책점 타이틀은 찰리와 밴헤켄이 싸우는 구도였고 밴덴헐크와 양현종(KIA) 정도가 후보군에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성적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반기 2.9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찰리는 후반기 4경기에서 5.18을 기록 중이다. 밴헤켄은 2.81에서 두 배 이상인 6.07까지 치솟았고 양현종도 3.56에서 6.45로 후반기 성적이 많이 나빠졌다. 차이가 적기는 하지만 밴덴헐크(3.28->3.70)도 성적이 나빠진 것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김광현은 반대다. 김광현은 전반기 17경기에서 9승6패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했다. 이 자체도 역사적인 투고타저의 시즌에서 나쁜 성적이 아닌데 후반기에는 더 힘을 낸다. 김광현은 후반기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63을 기록하며 시즌 평균자책점을 3.11까지 끌어내렸다. 다른 선수들은 떨어지는 와중에서 김광현 혼자만 성적을 향상시킨 셈이다. 그 자리에서 버티니 평균자책점 1위의 영예도 김광현의 손에 들어왔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구위 자체가 좋고 스스로도 힘이 떨어졌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는 은근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평균자책점보다는 팀 승리 측면에서 다승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김광현이지만 그런 승리에 대한 일념이 평균자책점을 깎는 동기부여도 되고 있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그리고 좀 더 멀리보면 메이저리그(MLB) 도전 등 굵직한 이슈도 많다. 김광현이 좀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만약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한다면 재기의 완벽한 방점이라고 할 만하다. 2009년 2.80의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던 김광현은 2011년 이후 어깨 통증으로 고전했다. 2011년 평균자책점은 4.84, 2012년은 4.30, 2013년 4.47이었다. 김광현에 어울리지 않는 숫자였다. 그런 측면을 고려하면 김광현의 왕좌 탈환은 선수 스스로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내친 김에 2점대 평균자책점까지 노리는 김광현은 21일 대전 한화전에서 본격적 행보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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