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수비불안 못 잡으면 4강 없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8.21 06: 44

수비 때문에 경기를 내줬다. LG가 20일 목동 넥센전서 경기 시작부터 수비 실책이 무더기로 나오며 2-5로 패했다.
이날 LG 내야진은 6년 만에 선발 등판한 투수 장진용을 돕지 못했다. 그러면서 장진용은 비자책 4실점을 기록한 채 마운드서 내려갔다. 장진용은 1회말 넥센 리드오프 서건창을 1루 견제로 잡는 듯했으나 1루수 정성훈과 유격수 황목치승의 호흡이 맞지 않았고, 기선제압 기회를 놓쳐버렸다. 곧바로 서건창은 2루 도루에 성공, 포수 김재민의 2루 송구가 높게 치우치며 또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3회말에도 LG는 3루수 손주인이 번트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블플레이 찬스까지 살리지 못하고 추가점을 헌납했다. 전날처럼 타선이 폭발하지 않으면, 절대 이길 수 없는 경기 흐름이었다.  

실책의 원인이 단순한 목동구장 징크스인지, 아니면 내야수들의 시즌 막판 피로누적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올 시즌 더 이상의 목동 원정은 없기 때문에 전자라면 좀 낫다. 하지만 후자라면 시즌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LG에 커다란 악재다. 내야진을 다잡지 않으면 승리를 쌓는 것은 불가능하다.
LG 코칭스태프는 전날 수비서 아쉬운 모습을 보인 오지환 대신 황목치승을 유격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선발 포수 자리에는 주전포수 최경철의 체력을 아끼기 위해 2년차 신예포수 김재민을 넣었다. 그런데 둘 다 경기 중반도 되기 전에 수비 위치가 바뀌거나 교체됐다. 초반 수비 실책으로 코칭스태프의 계산이 완전히 엇나간 것이다.
만일 이날 경기가 수비 실책 없이 흘러갔다면, LG로선 일거양득이었다. 새로운 선발투수 장진용을 얻는 것은 물론, 연일 선발출장으로 지친 최경철에게 휴식을 줄 수 있었다. 2연승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지더라도 소모 없이 경기를 마친다면, 이번 주 남은 경기들을 여유 있게 맞이한다.
LG는 점수를 많이 뽑아 이기기 보다는, 최소 실점으로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 팀 타율과 팀 장타율에서 각각 리그 최하위인 2할7푼9리 .402지만, 팀 평균자책점은 4.78로 리그 3위다. 역사에 남을 타고투저 시즌에 NC, 삼성과 함께 4점대를 유지하고 있는 세 팀 중 하나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4.30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 중반까지 리드만 잡고, 수비만 탄탄하게 이뤄진다면, 승리 공식을 대입할 수 있다. 
결국 내야진이 관건이다. 외야진은 중견수 스나이더로 인해 향상됐으나 내야진은 물음표 투성이다. 조쉬벨의 이탈로 인한 3루 붕괴는 손주인이 극적으로 막았지만, 그만큼 손주인에게 가는 부담이 크다. 박경수 황목치승 김용의가 자리하고 있는 2루는 항상 딜레마다. 박경수가 수비력은 가장 좋지만 타격까지 생각하면 항목치승이나 김용의 카드를 만지지 않을 수 없다. 포수 쪽은 최경철이 시즌 끝까지 버텨주기만 바라고 있다.
LG 양상문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과제로 연승을 꼽았다. 양 감독은 "현재 4위 근처에 있는 팀들이 몰려있는데 이들 중 한 팀이 5연승 정도해서 치고 올라가면 4강에 가지 않을까 싶다"고 바라봤다. LG는 앞으로 4위권 경쟁을 하고 있는 KIA 롯데 두산 SK 롯데와 2연전에 들어간다. 여기서 연승행진에 성공하면, 경쟁팀을 뒤로 하고 홀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마운드는 힘이 있다. 내야진만 안정되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한편 LG는 20일 경기 막바지에 정성훈을 3루수로, 이병규(9번)를 1루수로 기용하는 이색 라인업을 가동했다. 지난해까지 핫코너를 맡았던 정성훈의 3루 복귀를 의심할 수도 있으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면 된다. 유지현 수비코치는 예전부터 “성훈이의 3루 복귀는 없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본인이 1루수로 포지션 변경을 요청했고, 코칭스태프도 성훈이와 LG를 위해 성훈이가 1루에 전념하게 하도록 결정했다”고 못 박았다. LG는 올 시즌이 끝날 때가지 손주인을 주전 3루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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