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4할보다 이종범의 3할9푼3리에 도전하라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4.08.21 08: 44

2014 프로야구 타격왕 경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8월 20일 현재 타율 순위는 1위 이재원(26. SK)이 3할7푼4리, 2위 민병헌(27. 두산)이 3할6푼6리, 3위 손아섭(26. 롯데)은 3할6푼4리1모로 박빙의 차이입니다,
4위 김주찬(33. KIA)도 3할6푼3리9모, 5위 김태균(32. 한화)은 3할6푼1리, 6위 서건창(25. 넥센)은 3할5푼8리, 7위 최형우(31. 삼성)은 3할5푼5리로 7명이 모두 3할5푼 이상의 고타율로 30여게임이 남은 현재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큽니다.

이들 7명 중 프로 데뷔 이후 타격왕을 차지한 선수는 김태균이 2012년에 3할6푼3리로 등극한 게 유일하고 2위를 차지한 경우는 최형우가 2011년에 이대호(롯데)의 3할5푼7리에 이어 3할4푼을, 손아섭이 지난 해 이병규(LG 9번)의 3할4푼8리에 이어 3할4푼5리를 기록한 두 차례뿐입니다. 나머지 5명은 프로 데뷔 이후 개인 최고 타격감으로 타격왕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천고 출신의 포수 이재원은 2006년에 SK구단이 류현진을 마다하고 1차지명으로 뽑을 정도로 타격이 좋은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팀에 박경완, 정상호, 조인성 등 베테랑 포수들이 있어 대타나 백업 멤버로 출전해 한번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하고 2008년에 146타수 타율 3할1푼5리, 2013년 226타수 2할5푼2리를 기록한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습니다.
올해는 주전포수와 지명타자를 오가면서 맹타를 터트리고 있습니다. 이재원은 4~5월 4할2푼7리(157타수 67안타)로 깜짝 신고를 하고, 6~7월에는 3할3푼3리(141타수 47안타)로 좋은 페이스를 이으며 7월 7일까지 4할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체력 소모가 큰 포수에다 여름이 되면서 다소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해 8월 월간 타율은 2할5푼대를 기록 중입니다.
이재원이 주춤하는 사이 김주찬과 김태균 등 베테랑들이 추격에 나섰습니다. 2년전 타격왕 김태균은 지난 15일 타율 3할7푼1리로 선두로 치고 나서기도 했지만 최근 부진해 5위로 내려앉았으나 경험이 많아 조만간 상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큽니다.
프로야구 출범 첫 해 1982년에 백인천 MBC 청룡 감독 겸 선수가 한시즌(팀당 80경기) 타율 4할1푼2리를 수립하면서 4할에 도전한 선수는 그동안 장효조(삼성), 이종범(해태), 김태균(한화) 등 세 선수가 가장 근접했습니다.
‘타격의 달인’ ‘안타 제조기’란 별명이 붙은 장효조는 두 번이나 4할 타율에 도전했습니다. 1985년 3할7푼3리의 타율을 기록한 장효조는 1987년(팀당 108경기) 8월 19일(팀이 치른 경기수 71게임)까지 타율 4할을 유지하다가 결국 3할8푼7리로 타격왕을 차지했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며 체력 관리에 애를 먹다가 좌절됐는데 지난 2011년 9월 7일 향년 55세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타격 천재’ 이종범은 1994년(팀당 126경기) 8월 21일(팀 경기수 104게임)까지 4할을 기록해 4할 달성 가능성이 컸지만 당시 경기 후 지인들과 먹은 한우 생고기에 냉수를 들이켜 심한 배탈이 나 일주일 가까이 고생을 하는 바람에 결국 시즌 타율을 3할9푼3리로 마감, 타격왕에 올랐습니다. 이종범은 또 그 해에 역대 최다 한 시즌 196개의 안타를 쳤습니다.
김태균은 2012년(팀당 133경기) 8월 3일(팀 경기수 89게임)까지 4할을 기록하다가 3할6푼3리로 타격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밖에 마해영(1999년 롯데ㆍ3할7푼2리), 박용택(2009년 LG 3할7푼2리)이 도전했지만 모두 4할 고지를 넘지 못했습니다.
한시즌 타율 4할은 경기수가 많아지고 투수들의 기량이 발전하면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벽입니다. 뛰어난 타격 기술로 2008년에 타율 3할5푼7리로 타격왕에 오른 김현수(두산)는 "4할 타율은 투수가 노히트노런 20번을 하는 것과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뛰어난 타자들이 많이 등장한 이 즈음 도전할만 기록은 4할에 앞서 이종범의 한시즌 타율 3할9푼3리입니다. 다른 타격왕의 최고기록이 모두 3할7푼대 이하인데 유일한 이종범의 3할9푼대에 도전하는 것도 어렵겠지만 정상급 타자들은 한번 도전해볼만 영역입니다.
OSEN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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