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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버킷으로 보는 유행의 밀물과 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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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혜린의 스타라떼]루게릭 환자들을 돕기 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현재 연예계를 휩쓰는 유행의 밀물과 썰물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해외에서 성공담을 쓰고 국내로 들어와 굵직한 톱스타를 지나 연예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과정, 그리고 단 며칠만에 나타나는 냉소적인 반작용은 인터넷, SNS을 기반으로 이슈가 어떻게 창궐했다 사그라지는지 확연하게 보여준다.

빌게이츠, 저스틴 팀버레이크, 브리트니 스피어스, 애시튼 커쳐 등 미국의 유명 인사들을 휩쓸고 간 이 캠페인이 국내 연예계로 넘어온 것은 불과 3~4일 전으로 볼 수 있다. 초창기 반응이 뜨거웠다. SBS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루게릭 환자(일지도 모를) 유명 작가 장재열 역할을 맡고 있는 조인성을 비롯해 참여한 면면들도 화려했다.

사실 재밌기도 했다. 유명인사들이 물을 뒤집어쓰는 장면도 재밌고, 누구를 지목해서 인맥이나 취향을 드러낼 것인지도 궁금하다. 그래서 이 캠페인은 단번에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점령했다.

홍보 '촉'이 그 어느 곳보다 발달한 연예계가 이를 놓칠 리 없다. 전파 속도는 놀라웠다. 21일 연예부 이메일함에는 소속사 연예인이 얼음물을 뒤집어썼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첨부한 메일이 넘쳐났다.

이쯤되면 반드시 '삐딱한' 사람이 나타난다. 이켠은 자신의 트위터에 "유행처럼 아이스버킷 동영상이 올라온다. 근데 루게릭병에 관해서 알고들 하는 건가?"라고 썼다가 사과했다. 

이켠만은 아니었다. 계속 이어지는 스타들의 얼음물 샤워 기사에는 '이제 지겹다'는 반응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겨우 3일만이다. 신예 연예인도 지목받을 수 있지만, 진짜 했다가는 '홍보 하는 거 아니야?'라는 시선도 받게 됐다. 기부도 하고 홍보도 하면 좋지만, 사람들 눈에는 일단 '홍보'가 끼어들면 아니함만 못하다. 즐겁게 기부하자는 취지가 무색하게, '왜 낄낄대냐'는 반응도 보인다. 

아직은 아니지만 무리수가 등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비공식적인 장소에서 찍는 영상인만큼 미처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미 팔짱을 끼고 보는 사람들에게 꼬투리를 잡히는 건 매우 쉽다. 그동안 수많은 셀카 논란에서 알 수 있듯이 '꼬투리'를 찾아내는 네티즌 수사대의 실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면 또 이들과 반대 입장에 서는 '훈훈한 반응'이 대두된다. 현재 페이스북 등 SNS에는 '어찌됐든' 이 캠페인으로 루게릭이라는 병이 널리 알려져 고맙다는 환자, 환자 가족들의 글들이 다수 추천을 받고 있다. 일부의 변질이 있더라도, 본질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물론 언제나 그러하듯, 훈훈한 입장은 삐딱한 입장보다 화제를 모으긴 어렵다.

연예계는 이제 조심스러워하는 눈치다. 좋은 일 하고 욕먹는 것 만큼 억울한 일도 없다. 차태현은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캠페인에 동참하고는 "이미 많은 분들이 해주셨다"며 이후 참여자를 지명하지 않았다. 닉쿤은 "물을 아끼는 것도 중요하다"며 기부만 했다.

큰 변수가 없다면 향후 2~3일 안에 아이스 버킷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온라인 이슈를 끌었던 여러 사안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썰물의 시기를 맞을 전망. 계속 이어지는 밀물과 썰물 속에서 세상은 아주 조금씩 변하고, 그와 동시에 아주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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