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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 팜 시스템 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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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세호 기자] 열악했던 인프라가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최신·최고 시설을 앞세운,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가 부럽지 않은 2군 전용 훈련시설이 하나 둘씩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6월 두산이 베어스파크를 공개한 것에 이어 LG도 8월 중순부터 챔피언스파크의 문을 열었다. 2012년 한화, 2013년 KIA에 이어 잠실 라이벌 두 구단이 초호화 시설로 육성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SK 또한 올 연말이면 강화도 드림파크를 완공, 2군 전용 훈련시설을 갖춘다. 이로써 내년이면 프로야구 9개 구단 중 NC 넥센을 제외한 7개 구단이 최신식 2군 전용 훈련시설을 운영한다.

남은 과제는 팜 시스템 확립이다.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가 잡혀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구단이 2군 뿐이 아닌, 3군과 재활군을 나눠 운영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스태프의 규모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는 각 구단들이 신고 선수 포함 90명에 달하는 선수들의 잠재력을 터뜨리는 방법을 놓고 고민해야할 때다. 더 이상 코치의 2군행이 좌천, 혹은 귀양으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

9개 구단 중 팜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진 구단은 삼성이다. 삼성은 경산 볼파크를 통해 1군과 2군의 선순환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최초 통합 3연패를 달성한 원인도 여기에 있다. 메이저리그를 방불케 하는 체계적 팜 시스템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했다.

삼성은 올해 유망주 집중 육성프로그램인 BB아크를 설립했다. 이철성 코치와 가도쿠라 켄 투수코치, 강기웅 타격코치가 BB아크서 소수 인원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페이스가 떨어지거나 부상을 당한 1군 선수들도 이곳을 찾는다. 밴덴헐크가 시즌 중 1선발 에이스로 진화한 것도 BB아크 가도쿠라 켄 코치의 지도가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은 여전히 배고프다. 틈만 나면 경산을 찾는 류 감독은 매번 “코치들이 더 필요하다. BB아크만 해도 주루 수비 배터리 코치들이 있어야 거기 선수들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곤 한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삼성이 꾸준히 유망주를 배출하는 원인으로 코치들의 ‘책임감’을 꼽았다. 류 감독은 “나를 비롯해 삼성 지도자들 대부분이 현역시절 삼성에서 뛰었다.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 같다. 직속 후배들이니까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마이너리그 팀마다 ‘팀 코치’를 둔다. 팀 코치는 보통 그 팀의 프랜차이즈 선수 출신으로 구단에 대한 애정이 강하고, 지도력이 뛰어나다. 선수 육성에 전권을 갖고 있고, 단장과 직접 의사소통한다. 그리고 마이너리그 팀들을 총괄하는 팜 디렉터도 있다. 팜 디렉터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체크하고, 콜업 시기를 결정한다. 감독 홀로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게 아닌, 각 분야 스페셜리스트들을 통해 선수 육성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프로야구도 이러한 선진 팜 시스템이 확립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매년 코칭스태프가 물갈이되고 코치들의 공로가 폄하돼서는 최신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시행착오를 피할 수는 없겠지만, 구단마다 확실한 팜 시스템 구축을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실천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drjose7@osen.co.kr

<사진> LG 챔피언스파크 실내 연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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