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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논란, 야구선수 흡연 죄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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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지난 해 초,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괴물투수' 류현진은 난데없는 흡연 논란에 휩싸였다. 러닝훈련 도중 뒤처진 류현진은 현지 기자로부터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이후 야구선수의 흡연사실을 놓고 갑론을박이 계속됐다. 기량유지를 위해서는 끊어야 한다는 쪽, 개인 기호의 영역이라고 옹호하는 쪽으로 나뉘어 서로 자기 목소리를 냈다.

이후 류현진의 끽연이 미국 현지에서 문제가 되진 않았다.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2013년 14승, 올해 13승을 거두면서 LA 다저스 중심선수로 거듭났다. 간혹 류현진의 건강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지만, 흡연은 어디까지 기호이기 때문에 그라운드에서 성과를 내면 누구도 뭐라고 하지 못한다. 물론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대중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주의를 하는 게 필요하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선수들의 흡연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22일 모 언론을 통해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 야구선수들이 경기 중 흡연을 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기사는 상무 소속 일부 선수들의 일탈을 고발하고 있지만, 전면에 내세운 건 고원준의 경기 중 흡연 사진이었다. 사실 야구장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야구선수의 흡연 사진이 대중에 공개된 건 처음이라 큰 논란을 낳고 있다.

담배를 피우는 게 운동선수에게 좋지 않다는 건 상식이다. 흡연은 폐활량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는 게 프로 선수의 의무라고 한다면 흡연은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라고까지 해석하는 게 가능하다.

그렇지만 실제로 현장에서는 흡연하는 선수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애초에 시작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게 흡연이지만, 한 번 니코틴에 중독된다면 거기에서 벗어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흡연은 야구뿐만 아니라 폐활량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축구계에도 널리 퍼져 있다. 지네딘 지단이 골초였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축구보다 야구쪽의 흡연자가 더 많은 건 사실이다. 특히 타자보다는 투수 가운데 흡연자가 많다. 더그아웃 뒤편에는 감독 및 선수들을 위한 흡연공간이 마련되어 있기 마련인데, 경기 중에라도 팬들의 눈에 띄지 않는다면 특별히 제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경기 중 긴장되는 상황이 많은 불펜투수들은 자신들만의 흡연공간이 따로 있기까지 하다.

애연가 선수들도 담배 이야기를 하는 걸 조심스러워한다. 법이나 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은 아니지만, 드러내놓고 이야기 할 부분도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드러나지 않게 한다. 흡연을 즐기는 모 구단 투수는 "경기 중 긴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때 잠시나마 잊기 위해 담배를 피운다. 물론 몸에 좋지 않지만 일반인들도 일하다가 안 풀리면 피우는 게 담배인데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도 가끔은 억울하다"고 하소연한다.

그렇지만 이제는 선수들이 먼저 나서서 금연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올 시즌 금연 열풍이 불고 있다. 전설적인 선수 토니 그윈이 구강암으로 사망한 뒤 메이저리그 선수들 가운데 씹는 담배를 끊겠다고 선언하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는 대학 시절 은사의 죽음에 공개적으로 씹는 담배를 끊겠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흡연을 옹호하는 쪽, 그리고 반대하는 쪽 모두 동의하는 건 최소한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에서 운동선수의 흡연을 자제하는 게 좋다는 사실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 FC 미드필더 잭 윌셔가 나이트클럽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파파라치들에게 포착되자 아르센 웽거 감독은 "아무도 안 보는 집이라면 모를까 노출된 장소에서 흡연하는 건 명성을 망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말을 들은 윌셔는 지단의 흡연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지만, 누구도 웽거 감독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cleanupp@osen.co.kr

<사진>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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