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역전' NC 김진성 메시지, "희망을 놓지 말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8.27 06: 19

"참고 기다리며 준비를 잘 하면 인생에 있어 기회는 꼭 온다".
NC가 올해 달라진 데에는 마무리 김진성(29)의 이름을 빼놓고는 설명이 어렵다. NC 김경문 감독은 "김진성이 기대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다. 마무리로서의 경험이 많지 않은 친구가 1점차 세이브가 많다는 건 좋은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K-넥센에서 두 차례나 방출돼 갈 곳 없던 신세의 그에게 NC는 마지막 기회였고, 데뷔 10년 만에 스타로 떠올랐다.
▲ 김진성을 깨운 나지완의 한마디

김진성은 올해 47경기에서 2승2패2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3.12을 기록하고 있다. 블론세이브는 1개 뿐으로 세이브 성공률이 95.7%로 두 자릿수 세이브 투수 중 가장 높다. 무엇보다 1점차 상황에서 거둔 세이브가 무려 13개로 가장 많으며 동점 및 역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따낸 터프세이브도 5개로 최다다.
특히 후반기에는 언히터블이다. 전반기 34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3.54, 피안타율 2할4푼1리였지만, 후반기 13경기에는 평균자책점 2.19에 피안타율은 1할2푼8리에 불과하다. 후반기에 무엇이 바뀌었을까. 김진성은 KIA 4번타자 나지완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올스타전 이후 내 마음속으로 타자들을 잡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나지완이 '네 공이 정말 까다롭다. 네가 올라오면 신경이 쓰인다. 볼이 좋다'고 말해줬다"며 "프로야구는 이름값이지 않다. KIA 4번타자가 나를 인정해주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 NC에는 나보다 더 좋은 투수 많다
타이트한 상황에서 더 강한 김진성이지만 그는 지나칠 정도로 겸손하다. "강심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얼마나 집중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라는 게 김진성의 말이다. 이 정도 성적이라면 자신의 가치를 내세울 만하지만 김진성은 여전히 겸손하고 조심스럽다.
그는 "제일 좋아진 건 자신감이다. 솔직히 내 공이 그렇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구가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다"며 "코치님들께서 하체가 흔들리거나 안 좋을 때마다 잡아주시는 게 크다. 포크볼도 코치님 조언으로 그립을 살짝 바꾸니 좋아졌다. 원래는 실밥은 안 잡고 던졌는데 이제는 걸치고 던지니 더욱 잘 떨어진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그럼에도 김진성은 "앞에 투수들이 워낙 좋으니까 내게도 세이브 기회가 오는 것이다. 우리팀에는 나보다 훨씬 더 좋은 투수들이 많다. (이)민호, (노)성호, (원)종현이 모두 150km 이상 던진다. 나는 그 정도로 빠른 공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구가 좋은 투수도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다른 투수들보다 진성이 공을 타자들이 더 까다로워 한다"고 그의 위력을 치켜세웠다. 충분히 자신의 가치를 높여도 된다.
▲ NC와 김경문 감독님이 없었다면…
성남서고 출신으로 지난 2004년 신인 2차 지명에서 6라운드 42순위로 SK에 지명된 김진성은 그러나 2년도 지나지 않아서 방출됐다. 이어 넥센에 들어갔지만 그곳에서도 1년 만에 방출됐다. 프로팀에서 두 번이나 버림받았지만 신생팀 NC에서 트라이아웃을 통해 마지막 기회를 잡았고, 이제는 리그 정상 마무리로 자리매김했다. 이만하면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라 할만하다.
김진성은 "다른 팀이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 NC 구단이 나를 뽑아주고, 김경문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 덕분이다. NC에 오지 않고, 김경문 감독님을 만나지 않아다면 이런 날도 없었을 것"이라며 "나보다 더 좋은 투수들이 있는데도 이런 기회를 주신 김경문 감독님께 가장 감사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도움을 주신 분"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25일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회의를 마치며 드래프트가 끝난 가운데 미지명 선수들도 상당수 속출했다. 프로에 입단했으나 소리 소문 없이 방출된 선수들도 상당하다.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를 부탁할 때 김진성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힘이 들어갔다.
"간절함을 갖고 희망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꿈을 잃지 않고 기회가 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면 준비하면 분명히 기회는 올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몰라도 인생에 있어 한 번은 꼭 오게 되어있다. 나도 프로 데뷔 10년 만에 이런 날이 왔다. 항상 준비한 상태로 기회를 준비했으면 좋겠다". 김진성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포기를 모르는 남자만이 할 수 있는 진심 어린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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