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 설친 최용수의 선택, 유상훈 카드는 옳았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8.27 23: 11

"어제까지도 선발을 두고 고심하느라 잠을 못잤는데..."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웃었다. 서울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ACL 8강 2차전 포항과 0-0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어렵게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1, 2차전 합계 0-0(3PKO0)을 기록한 서울은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ACL 4강에 진출하며 못다 이룬 우승을 향한 꿈을 이어가게 됐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골키퍼 유상훈(25)이었다. 유상훈은 이날 120분 경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은데 이어 승부차기서 포항 키커 3명의 슈팅을 모두 막아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FA컵 16강전 포항과 경기서도 승부차기에서 위력을 발휘하며 승리를 이끈데 이어 또 한 번 포항의 악몽이자 서울의 수호신이 된 것.

하지만 최 감독이 처음부터 유상훈을 낙점했던 것은 아니다. 부상에서 복귀한 '용대사르' 김용대(35)의 존재 때문이다. 최 감독은 "가장 골치아픈 포지션이 골키퍼다"라고 자신의 고민을 함축해서 표현했다. 주전 수문장 김용대와 시즌 초반 김용대의 부상 때 서울의 골문을 단단히 지켜낸 유상훈, 누구를 선발로 내세워도 이상하지 않을 명품 골키퍼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최 감독의 선택은 유상훈이었다. 최 감독은 "어제까지도 김용대와 유상훈 선발을 놓고 잠을 못 잤는데 믿었던 결과가 나왔다"며 "유상훈의 준비 과정, 그리고 페널티킥에 대한 놀라운 반응력을 봤다. 중요한 시점에 본인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준 것에 칭찬해주고 싶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승부차기에서 3번 연속으로 막아내는 모습은 선수 시절과 지도자 시절을 통틀어 처음 보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김용대와 유상훈이라는 든든한 두 명의 골키퍼를 보유한 서울. 지난 인천전을 시작으로 전북전과 ACL 포항전까지 라인업에 변화를 주며 로테이션에도 '맛'을 들인 최 감독은 "앞으로 자신있게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유상훈의 본격적인 주전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인 셈이다.
costball@osen.co.kr
서울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