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의 AG 플랜 2.0, 홍성무 시프트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8.29 06: 29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맡게 된 류중일 감독(삼성 라이온즈)은 요즘 소속팀 못지않게 대표팀에 신경을 쓰고 있다. 벌써 마운드 운용에 대한 구상이 상당부분 끝났다.
훈련 일정까지 얼개가 나왔다. 류 감독은 지난 28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에서 취재진을 만나 대표팀 훈련 일정을 공개했다. 류 감독의 말에 따르면 대표팀은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잠실구장에서 자체 연습을 갖고 하루를 쉰다. 그리고 20일에는 목동구장, 21일에는 문학구장에서 훈련을 소화한다. 22일에는 첫 경기인 태국전이 문학구장에서 있을 예정이다.
선발진의 핵심은 역시 양현종(KIA)과 김광현(SK)이다. 류 감독은 “현종이와 광현이는 준결승과 결승 중에 나와야 한다. 22일 태국전에 둘을 다 넣고 그 중 1명을 4일 쉬게 한 뒤 준결승에 투입하는 방법도 있다. 예선에는 아예 쓰지 않고 준결승이나 결승 중 1경기만 던지게 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휴식이 너무 길어지는 단점은 있다”며 두 좌완 에이스를 놓고 여러 가지 활용 방안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발로 나올 수 있는 선수는 이들을 제외하면 3명 더 있다. 조 1위를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24일 대만전에는 젊은 투수인 이태양(한화)과 이재학(NC)이 나선다. 류 감독은 “대만전은 태양이와 재학이가 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조계현 코치와 의논해야 한다”며 조계현 코치와 상의한다는 전제 하에 자신이 한국시리즈에서 재미를 봤던 ‘1+1 전략’을 사용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5명의 선발 후보 중 유일한 아마추어인 홍성무(동의대)는 25일 목동 홍콩전 선발 가능성이 있다. 류 감독은 “홍성무는 한 경기(홍콩전)를 책임져주면 좋다. 구속이 150km까지 나온다고 하더라. 어떻게 쓸지는 연습하면서 스타일이나 구위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선수를 홍콩전에 활용하고 홍성무를 불펜에 배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류 감독은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다면 불펜 필승조로 돌릴 수도 있다. 윤영환 감독(경성대) 말로는 대학에서도 선발은 아니고 7~8회 정도에 나오는 마무리라고 하더라. 대학야구는 선발이 어느 정도만 던지면 뒤에 나오는 투수가 (길면) 4~5이닝 정도까지 던지는 시스템이다”라고 설명했다.
홍성무가 어떤 자리에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대표팀 마운드는 크게 변화한다. 선발이 되면 홍콩전이 유일한 등판이 될지도 모른다. 셋업맨 보직을 받게 된다면 선발진의 여유가 줄어드는 대신 불펜을 탄탄히 할 수 있다. 기존 불펜에 홍성무가 가세하면 준결승과 결승에 활용할 수 있는 투수가 하나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대신 예선 3경기는 한정된 선발 자원으로 버텨야 하는 어려움은 존재한다.
홍성무의 움직임이 앞으로 대표팀 마운드에서는 가장 큰 변수가 될 부분이다. 이른바 ‘홍성무 시프트’다.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로 비중이 크지 않을 것 같았던 홍성무의 보직이 대표팀 에이스인 양현종과 김광현의 태국전 동시 출격 여부까지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