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성장' 함덕주, 필승조까지 넘본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8.30 06: 12

6월까지만 해도 퓨처스리그에서 1군에 올려봄직한 정도의 투수라는 평가였다. 하지만 추격조로 1군에 정착하더니, 어느덧 필승조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함덕주(19, 두산 베어스)의 성장세가 무섭다.
함덕주는 최근 6경기 연속 무실점하고 있다. 올 시즌 20경기 평균자책점은 4.86이지만, 7월 31일 사직 롯데전에서 2이닝 6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심하게 난타당한 경기 없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특히 과감한 승부가 인상적이다. 송일수 감독도 함덕주의 장점에 대해 “위기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지난 28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국민자타인 이승엽을 3구만에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함덕주는 이에 대해 “(3구째에) 1~2개 정도 빼려고 했는데 들어갔다”며 웃었다. 함덕주가 던진 공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낮은 코스에 이상적으로 깔렸고, 이승엽도 공략하지 못했다.

1군 분위기에 적응한 것이 최근 좋은 성적의 원동력이다. 함덕주는 “처음에는 산만했는데, 지금은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1군 무대에 빠르게 적응해 나가고 있음을 알렸다. 경기에 자주 나오는 것도 만족스럽다. 잦은 등판이 힘들지는 않냐는 물음에 함덕주는 “많이 나가면 좋다”고 간단히 답했다. 이어 “퓨처스리그에서도 거의 이틀에 한 번은 나갔기 때문에 크게 힘든 것은 없다”고 부연설명했다.
함덕주의 발견은 미래의 좌완 왕국을 꿈꾸는 두산이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발굴한 가장 큰 수확이다. 퓨처스리그부터 함덕주와 함께한 송일수 감독은 함덕주를 미래의 선발 자원으로 보고 있다. 팀 토종 좌완 최초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유희관, 군 복귀 2년차를 맞이할 이현승, 곧 경찰청에서 복귀할 진야곱 등에 함덕주까지 가세하면 두산도 좌완이 부족한 팀이라는 오랜 이미지를 벗어던질 수 있다.
선발 가능성을 보여 올해 한 차례 선발 예고되면서 선발투수만의 특권인 ‘늦은 출근’을 경험하기도 했던 함덕주는 비로 인해 아쉽게 선발 기회가 무산됐다. 그러나 1군에 계속 남은 만큼 큰 아쉬움은 없다. 함덕주는 “아직은 선발을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 그래도 나중에는 해보고 싶다”고 솔직히 말했다.
함덕주는 퓨처스리그에 있을 당시 입단 동기들 중 가장 잘 하겠다는 다짐으로 운동에 전념했다. 이제는 그 범위가 조금 더 늘어났다. 앞으로의 각오를 묻자 함덕주는 “퓨처스리그에 좋은 형들이 많다. 밀리지 않기 위해 더욱 열심히 하겠다”며 1군에서 생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되새겼다.
전반기부터 계속된 두산 불펜의 과부하는 현 시점에서 각 선수들의 부진으로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나오기 시작한 함덕주의 호투 행진은 단비가 되고 있다. 가능성 있는 원석에 불과했던 함덕주는 이제 팀의 4강 경쟁을 위해서도 없어서는 안 될 두산 마운드의 큰 조각이 되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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