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징크스 격파' 하석주, 입지 않던 분홍색 팬티까지 입은 사연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8.31 21: 31

"원래 경기를 할 때 분홍색 팬티를 입지 않는다. 다음 경기서도 입어야 할 것 같다."
하석주 감독이 지휘하는 전남은 드래곤즈는 3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전북 현대와 홈경기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3연승을 달림과 동시에 전북전 7경기 연속 무패(3무 4패)에서 탈출한 전남은 12승 3무 8패(승점 39)를 기록해 3위 수원 삼성(승점 39)를 턱 밑까지 추격하게 됐다.
"지도자를 하면서 승리가 이렇게 기쁜 것은 처음이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 하 감독은 "추가 시간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골을 넣어 몸이 저절로 세리머니를 펼쳤다. 선수 때도 그렇게 과격한 세리머니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끝나고 창피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전북을 이기고 싶은 간절함이 그런 세리머니로 나온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결승골의 주인공 전현철은 후반 28분 이종호 대신 투입된 선수였다. 전현철은 하석주 감독의 기대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후반 47분 결승골을 넣었다. 하석주 감독의 용병술이 그대로 적중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하 감독은 "최근에 현철이를 많이 혼냈다. 얌전하게 경기를 해서는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철이는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다. 그렇게 자극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며 "현철이는 공간 침투가 뛰어나고 빠지는 움직임이 좋다. 공을 지니고 연결하는 플레이가 좋아지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고 답했다.
올해에만 전북에 3연패를 당한 하 감독은 전북전 승리가 매우 간절했다. 원래 미신을 믿지 않는다는 하석주 감독조차 흔들릴 정도. 하 감독은 "원래 경기를 할 때 분홍색 팬티를 입지 않는다. 선물을 받은 것이 있어서 운동할 때만 입는데 수원 삼성전에서 비가 와 입게 됐는데 승리했다. 다음 상대인 부산 아이파크전서도 비가 올 것 같아서 입었는데 이겼다"면서 "미신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전북전 승리가 간절하다보니 입게 됐다. 창피하지만 간절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다음 경기서도 입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3연승을 달렸지만 문제는 9월부터다. 팀의 주축 이종호와 안용우, 그리고 김영욱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소집돼 1달 정도 팀을 비운다. 상승세를 유지해야 하는 전남으로서는 고비처다. 하 감독은 "확실하게 6위 안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대표팀에 3명이 차출됐지만, 개인적으로는 바라던 일이 이루어져 매우 좋다. 주축 선수들이 빠졌지만, 전현철의 몸 상태가 올라와 이종호를 대신해 잘 할 것이고, 심동운도 부산전부터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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