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배구, 튀니지에 3-1 역전승...세계선수권 첫 승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9.02 07: 08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이 2014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튀니지를 꺾고 첫 승을 따냈다.
한국은 1일(이하 현지시간) 폴란드 카토비체 스포덱 경기장에서 벌어진 대회 B조 예선 첫 경기서 박철우가 24득점하며 2세트 이후 분전한 덕분에 튀니지에 세트스코어 3-1(24-26, 26-24, 25-21, 25-18)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위해서는 전략적인 판단도 중요하지만 좋은 내용의 플레이도 해야 하는 한국선수들은 전날에 이틀 연속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뒤 경기에 나섰다. 선수들의 몸이 가벼울 수 없었다. 그러나 한국배구의 자존심은 지켜냈다.

한선수 신영석 박상하 전광인 곽승석 박철우가 스타팅이었다. 리베로는 정민수가 맡았다. 1세트 두 팀의 탐색전이 10점까지 이어졌다. 한국은 11-10에서 7연속 실점해 주도권을 튀니지에 넘겨줬다. 상대의 비디오챌린지 성공과 박철우의 공격아웃, 포지션폴트, 네트터치 등이 이어졌다.
박기원 감독은 서브리시브가 흔들리자 리베로를 부용찬으로 교체하며 경기의 흐름을 돌려놓았다. 11-17에서 6연속 득점으로 따라잡았다. 한국은 22-24에서 상대의 서브아웃과 곽승석의 블로킹으로 듀스를 만들었지만 상대의 오픈공격과 블로킹에 세트를 내줬다. 신영석의 4득점이 팀내 최고득점일 정도로 한국은 양쪽날개 공격수가 점수를 뽑아주는 못한 것이 아쉬웠다.
2세트 한국은 박철우의 오픈과 최민호의 블로킹으로 15-11로 앞섰다. 여기서 또 연속실점이 나왔다. 16-15로 뒤집어졌으나 송명근이 공격 성공률이 낮은 전광인을 대신해 들어오면서 활기를 불어넣었다. 20점 이후 치열한 공방전을 벌여 24-24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한국이 웃었다. 송명근의 빠른 강타와 박철우의 터치아웃 성공으로 세트의 균형을 맞췄다. 3세트도 한국은 12-7에서 연속 6실점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박철우가 필요한 때마다 점수를 뽑았다. 20점까지 점수를 주고받은 뒤 이후 박철우와 전광인이 알토란같은 2점씩을 뽑아주면서 25-21로 세트를 따냈다. 박철우는 2, 3세트에 각 7득점하며 한국의 주득점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FIFA 세계랭킹은 한국이 19위, 튀니지가 14위였다. 그러나 “랭킹 10위 이후의 숫자는 의미가 없다”는 박기원 감독의 말이 맞았다. 한국은 세계선수권대회 지역예선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는 튀니지보다는 공격 블로킹 수비에서 대부분 앞섰다. 4세트도 중반까지 3~4점차 리드를 계속 이어갔다. 14-11에서 박상하의 2차례 중앙속공과 곽승석의 이동공격, 전광인의 중앙 후위공격, 박철우 신영석의 블로킹이 이어지면서 20-13으로 달아났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21-16에서 신영석 전광인 박상하가 중앙에서 빠른 공격으로 24-17 매치포인트를 만들었다. 한국은 24-18에서 전광인이 이민규의 퀵오픈 토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1984년 LA 올림픽 이후 튀니지와의 역대전적에서 9승 1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2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3일 B조 2번째 라운드 경기를 벌인다. 상대는 쿠바에 3-2 역전승리를 거둔 핀란드다. 역대전적은 3승 7패로 한국이 뒤진다.
박기원 감독은 "선수들에게 꼭 이기라고 당부했다. 한국배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여서 인천 아시안게임을 고려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동안 경기력이 떨어진 박철우와 송명근에게 기회를 많이 주려고 했다. 매 세트마다 중반에 연속실점이 나오는 것과 스타트가 늦는 것이 지금 우리 팀의 문제다. 앞으로도 모든 선수들에게 골고루 출장기회를 주면서 전 선수들의 실전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브라질은 B조 첫 경기서 세트스코어 3-0(25-21, 25-19, 25-17)의 완승을 거뒀다. 3회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우승팀 브라질은 지난 대회 8위 독일을 맞아 1시간 32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대체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던 브라질의 비소토는 2세트 24-19에서 투입 돼 세트를 마무리하는 득점을 했다.
두 번째로 벌어진 쿠바-핀란드전은 풀세트 접전 끝에 핀란드가 3-2(18-25, 21-25, 27-25, 25-23, 15-12) 대역전승을 거뒀다. 2010 이탈리아 대회 준우승팀 쿠바는 세대교체를 단행한 뒤 젊은 선수로 구성됐다. 강력한 서브로 먼저 두 세트를 따냈으나 수천명 핀란드 팬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3, 4세트를 내주며 경기의 흐름을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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