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형 MF' 박주호-'LB' 김진수, 경쟁자에서 동반자로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9.03 06: 30

'수비형 미드필더' 박주호(27, 마인츠)와 '레프트백' 김진수(22, 호펜하임)가 경쟁자에서 동반자로 말을 갈아타며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조준하고 있는 남자 축구대표팀의 열쇠로 떠올랐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의 중요한 밑그림이 드러났다. 당초 포지션이 겹치는 김진수와 박주호의 활용법을 놓고 이광종호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광종 감독이 직접 입을 열었다. 김진수가 본업인 왼쪽 수비를 맡고, '와일드카드' 박주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다.
이광종호는 지난 1일 소집해 2주간 담금질에 돌입했다. 소속 팀에서 경기를 많이 뛴 선수들이라 첫 날은 회복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팀은 2일 두 번째 훈련서도 강도를 조금 높이긴 했지만 여전히 피로 회복에 중점을 뒀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박주호와 김진수는 동료들보다 하루 늦은 2일 오후 나란히 대표팀에 합류했다. 둘은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되지 않아 합류 첫 날부터 무리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가벼운 러닝 뒤 벤치에서 동료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관심이 모아졌던 박주호와 김진수의 활용법이 세상에 공개됐다. 이 감독은 2일 훈련이 끝난 뒤 "박주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할 생각이다. 왼쪽엔 진수가 있다"며 둘의 활용법을 넌지시 전했다.
둘의 운명이 묘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은 얄궂은 운명이었다. 개막 직전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둘 모두 웃지 못했다. 김진수가 경쟁에서 이기며 승선했지만 부상으로 낙마했다. 그 자리를 대신 박주호가 꿰찼다. 그러나 박주호도 생애 첫 월드컵서 윤석영에 밀려 단 한 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둘은 아시안게임서 다시 만났다. 이번엔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의 관계다. 부상 등 변수가 생기지 않고, 이변이 없는 한 박주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김진수는 본업인 좌측면 수비수로 아시안게임 무대를 누빌 가능성이 높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남자 축구대표팀에도 중요한 부분이다. 월드 클래스급 수비수로 성장하고 있는 김진수와 이미 독일 분데스리가 주전 수비수로 거듭난 박주호는 경험 없는 선수들이 즐비한 대표팀의 핵심 전력이다. 둘의 활약 여부에 따라 대표팀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박주호는 "부담도 되지만 책임감을 갖고 매 경기 신중하게 임하겠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다. 선배로서 해야 할 역할을 알고 있다. 팀으로서 어울리는 게 첫 번째 목표고, 감독님이 원하는 걸 보여주는 게 두 번째다"라며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고 최근 한국 축구의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서 좋은 경기력으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와일드카드다운 각오를 밝혔다.
김진수도 "월드컵을 준비할 때도 대표팀 막내였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이곳엔 어렸을 때부터 함께 뛰었던 친구들과 형들이 많아 더 편한 느낌이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동반자' 박주호와 김진수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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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박주호 / 파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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